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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 축제, 나에겐 날벼락”... BTS 광화문 공연에 우는 예비부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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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추산 20만 인파 몰릴 것으로 예상
공연 발표는 두 달 전, 식장 예약은 일년 전
결혼식 취소하려니 ‘위약금만 수백만 원’

“갑자기 BTS 콘서트가 잡힐지 누가 알았나요.” “결혼식을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입니다.”

 

다음 달 21일 결혼을 앞둔 40대 예비 신랑 A씨는 울상이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소식은 전 세계 팬들에겐 축제지만, 그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다.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결혼식장 주변이 큰 혼잡을 빚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으로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결혼식장 주변이 큰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방탄소년단(BTS) 컴백 홍보물. 연합뉴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으로 광화문 일대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결혼식장 주변이 큰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방탄소년단(BTS) 컴백 홍보물. 연합뉴스

A씨는 1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방에서 하객을 태운 버스 2대가 올라오는데 대부분 어르신이다. 교통이 지옥일 텐데 인파에 갇힐 것이라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찰 추산 20만명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BTS 공연이 예비 신혼부부들에게는 ‘날벼락’이 되고 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날, 극심한 교통 혼잡과 소음, 안전사고 우려로 발을 동동 구르게 생겼기 때문이다.

 

통상 예식장은 6개월에서 1년 전에 예약하지만, 이번 공연 계획이 언론에 처음 알려진 건 행사 두 달 전인 지난 1월 중순이었다. 뒤늦게 날짜를 바꾸려 해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 폭탄’을 맞아야 한다. 위약금을 물어낸다 해도 당장 결혼식장을 구할 수도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예식일 90일 전까지는 위약금 없이계약 해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행사 30∼59일 전 구간에 들어선 지금 취소하면 총비용의 2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지난해 12월 기준)에 따르면 서울 강남 외 지역의 평균 예식비용은 약 2200만 원이다. 단순 계산해도 위약금만 440만 원이 넘는 셈이다.

 

돌잔치를 준비하던 부모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다음 달 광화문 인근에서 돌잔치를 예약한 30대 이모 씨는 “이미 돌상과 스냅사진 비용 50만원을 입금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화도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예식장들도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당국으로부터 공연 허가 전 언질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광화문 일대 한 예식장 관계자는 “당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예식이 꽉 차 있어 예비 신랑·신부들의 문의가 빗발치는데 우리도 어렵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업체는 서울시에 대책을 찾아달라는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 타임라인이 확정되지 않아 교통 통제 계획 협의가 늦어졌다”며 “설 연휴 이후 안전관리계획 심의가 완료되면 우회로 등을 안내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식장이나 교회 등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BTS 소속사 하이브 측은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되도록 회사 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다음 달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공연에 대비해 전담팀을 꾸리기로 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9일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BTS 광화문 공연에 대비해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을 팀장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서울청장은 “광화문 월대 건너편에 행사장이 마련돼 대한문까지 인파가 집결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세종대로) 전 차로에 인파가 꽉 들어서면 23만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숭례문까지 인파가 더 모이면 26만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