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올림픽 무대와 영원한 이별을 선언한 최민정(28·성남시청)이 어머니로부터 받은 손편지가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있다. 어머니는 그간 딸에게 하지 못한 슬픔의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딸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21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엔 최민정 어머니가 딸에게 쓴 손 편지의 내용이 공개됐다. 이는 출국하는 딸에게 비행기에서 읽어보라며 어머니가 쓴 편지다.
최민정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벌써 네가 올림픽에 세 번째로 출전한다는 게 엄마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라며 “6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던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 큰 무대에 서다니 그 자체로 엄마는 이미 기적 같아”라고 딸을 열렬히 응원했다.
어머니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마음이 울컥해진다”면서 “남들 눈에는 국가대표, 올림픽 선수이지만 엄마 눈에는 그냥 아프면 아프다고 말 못하고 힘들어도 참고 웃던 내 딸”이라고 그간 숨겨뒀던 슬픔의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무사히, 다치지 말고, 웃으면서 돌아와. 그것만으로 엄마는 충분해. 사랑한다. 정말 많이”라고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덧붙였다.
최민정의 어머니는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도 딸에게 편지를 써 전달한 바 있다. 당시 최민정은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2관왕에 올라 멋지게 화답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민정은 이 편지에 대해 특별히 언급했다.
최민정은 “출국하는 날에 엄마가 비행기에서 읽어보라고 주셨는데 (편지를 읽고) 많이 울었다”며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고생했고,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라는 대목을 보면서 힘든 과정을 견딜 수 있었다”고 어머니를 향한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엄마의 편지 덕에 마음을 잘 추스르고 다 잡았고, 그 덕에 올림픽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민정은 2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길리(22·성남시청)에 이어 2위로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과 1500m 은메달을 추가한 최민정은 개인 통산 7번째 올림픽 메달(금4·은3)을 챙겼고 같은 종목 선배인 전이경(금4·동1)과 함께 동계 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공동 1위라는 역사를 썼다.
최민정을 롤모델로 삼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금메달리스트 김길리는 “올 시즌 언니가 대표팀 전체 주장으로 많이 고생했다”며 “언니랑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함께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감사하고, 고생 많으셨다”고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
심석희(29·서울시청)는 “개인전까지 준비하느라 많이 바쁠 텐데 계주를 개인전보다 더 많이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웠다”면서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워 부담스럽고 힘들었을 텐데 그런 부분까지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맏언니인 이소연(33·스포츠토토)은 최민정을 향해 “더 해도 될 것 같은데”라고 너스레를 떨어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어 이소연은 “민정이는 옆에서 지켜봤을 때 무척 성실하고,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한다”면서 “올 시즌 주장까지 맡아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옆에서 얼마나 열심히 해왔는지 봤기 때문에 더 많이 응원하고 기도했다. 좋은 결과를 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어제 눈물을 보여서 같이 울컥했다. 한 번 더 도전했으면 좋겠지만,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민정이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노도희(31·화성시청)도 “항상 함께할 줄 알았던 민정이가 은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속상한 부분도 있었다. 티를 안내는 친구라 어제 인터뷰를 보고 알았다”면서 “울면서 감정을 내비칠 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