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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서 코인까지 ‘돈의 작동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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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변신/이승헌/연합인포맥스북스/2만4000원

 

전쟁 배상과 과잉 발권이 불러온 1920년대 독일의 가치 붕괴, 루머와 공포가 맞물려 은행 창구 앞에 긴 줄이 늘어섰던 1930년대 대공황, 두 자릿수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최고 수준의 금리가 동원됐던 1980년대 미국, 그리고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에서 목격된 원화 가치의 급락과 신용경색…. 이 일련의 사례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돈의 흐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승헌/연합인포맥스북스/2만4000원
이승헌/연합인포맥스북스/2만4000원

이승헌 전 한국은행 부총재는 신간 ‘돈의 변신’에서 돈의 가치와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고 붕괴되는지를 살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자연스럽게 돈의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에 33년간 몸담았던 저자는 돈을 단순한 교환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신뢰 위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화폐의 가치는 물질 자체가 아니라 공동체가 만들어낸 믿음에서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관점은 최근 금융환경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금이나 종이 대신,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가 그 중심에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자산, 스테이블코인 등이 구축한 결제 플랫폼은 더 이상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화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단순한 금융혁신이나 기술의 진보로 설명되기 어려운 풍경 가운데 저자는 ‘누가 돈의 신뢰를 보증하는가’라는 화폐의 근본적 질문을 되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