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법원장들이 12일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사법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중 이날부터 시행된 재판소원제를 두고 “국민생활과 사법제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에도 개정법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관련 법률 개정이 병행되지 않아 실무상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형사법관에 대한 법왜곡죄 고소·고발 관련 실질적인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날 대법원에 따르면 전국 법원장들은 충북 제천 리솜 포레스트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 정례회의를 열었다. 김시철사법연수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 각급 법원장 등 총 44명이 참석했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인사말에서 “사법제도 개편 3법 통과로 사법 체계의 근간이 변화하고 이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는 가운데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고 실질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날 전국 법원장들은 사법 3법 관련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기존에 진행하던 법원행정처의 주요 현안보고를 생략하고 곧바로 토론을 진행했다.
‘사법제도 개편에 따른 후속조치 등 방안’이 첫 번째 주제로 다뤄졌다.
먼저 전국 법원장들은 재판소입 도입과 관련해 국민생활과 사법제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에도 개정 헌재법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관련 법률 개정이 병행되지 않아 법 시행 후 재판실무와 제도운영에 초래될 혼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예상되는 실무상 문제점으로 △재판소원 단계에서 재판기록 송부 절차와 사법부의 의견제출 방식 △재판소원 인용 시 취소된 재판의 후속 절차와 확정된 재판을 전제로 행해진 집행의 효력 등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법령 정비, 유관기관 협의 등을 통해 국민에게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전국 법원장들은 공감했다.
2028년부터 3년간 대법관을 매년 4명씩 총 12명 증원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대법원 재판부 구성 및 심리 방식 변경, 사실심 부실화 방지, 청사 등 물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하급심(1·2심) 부실화를 막기 위한 법관 증원, 시니어법관 제도 도입, 재판연구원 증원 등도 논의됐다.
두 번째 주제인 ‘법왜곡죄에 따른 형사법관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뤄졌다.
전국 법원장들은 법왜곡죄 도입 이후 형사법관에 대한 고소·고발 등이 증가하며 형사재판부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형사재판에서의 어려움이 가중돼 국민이 누려야 할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하는 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사법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호·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직무 관련 소송지원을 위한 예산 확충 △법관 보호를 통해 재판 독립을 도모할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신상정보 보호 강화 △매뉴얼 제작 등 단계별 형사법관 보호 방안이 제시됐다.
형사법관 지원 방안으로는 재판연구원 우선 배치, 형사전문법관 도입, 형사재판 수당 증액 등이 논의됐다.
전국 법원장들은 법원행정처에서 이 같은 논의내용을 종합해 신속히 구체적 후속 절차 마련을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외부 기관과 협의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논의했다.
간담회 2일차인 13일에는 ‘대국민 사법서비스 접근성 제고를 위한 인공지능(AI) 개발 필요성과 단계적추진 과제’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지능형 판결문검색 서비스, 지능형 봇(Bot)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국민 AI 서비스 도입을 통해 국민의 사법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