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과 고령화, 산업 위축이라는 파고 속에 방치됐던 경남의 빈집들이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도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그린 홈 어게인(Green Home Again)’ 사업은 단순히 허물고 치우는 ‘청소’를 넘어 빈집을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되살리는 ‘상생’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철거’에서 ‘활용’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그동안 농어촌과 도심 곳곳에 방치된 빈집은 지역사회의 골칫덩이였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안전사고와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이에 대한 접근법을 바꿨다. 빈집을 ‘치워야 할 쓰레기’가 아닌 ‘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경남도는 올해부터 ‘그린 홈 어게인’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정부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사업으로 최종 선정되며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핵심은 명확하다. 빈집을 정비해 마을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거나, 귀농·귀촌인을 위한 보금자리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63억원 투입, 727동의 새로운 변신 준비 중
올해 도가 투입하는 예산은 총 63억7000만원이다. 이를 통해 도내 727동의 빈집을 정비하거나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위험도가 높은 508동을 철거하고, 상대적으로 상태가 양호한 219동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마을창고’의 변신이다. 방치됐던 낡은 창고는 주민들이 모여 문화를 즐기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빈집들은 ‘탄소중립형 주택’으로 보수해 경남에 뿌리를 내리려는 외지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될 예정이다.
이는 지역 인구 유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주거 문제까지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정책 실효성 높이려고 ‘인센티브’ 제도 도입
도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총 2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해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에 파격적인 포상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평가 기준은 까다롭고 구체적이다. 단순히 몇 채를 고쳤느냐가 아니라 빈집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했는지, 철거 후 그 자리에 주민 생활밀착형 공간(주차장, 쉼터 등)을 얼마나 잘 조성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또한 빈집 거래 플랫폼을 통해 실제 매매나 임대가 얼마나 활발히 이뤄졌는지도 핵심 평가 항목이다. 지자체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빈집은 지역 경제의 거울… 종합 해결책 펼칠 것”
도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주택 문제를 넘어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신종우 도 도시주택국장은 “빈집 문제는 지역의 인구와 경제 구조가 직결된 중대한 과제”라며 “방치된 빈집이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역 자산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중앙부처의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국비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사업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