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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팝업·힙지로 맛집 즐겨요”…외국인 관광지도 바꾼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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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일상체험 ‘데일리케이션’ 부상… “K스타일 소비”

대한민국 여행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 과거 일본과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대형 버스에서 내려 명동 면세점의 화장품 코너를 휩쓸던 풍경은 이제 박물관 유물처럼 멀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서울의 관광 지도는 성수동의 팝업스토어, 한남동의 K-스타일, 을지로의 레트로 여행으로 재편됐다. 그 중심에는 ‘완전체’로 돌아온 BTS 등 전 세계를 홀린 K-콘텐츠가 있다.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헤리티지 뮤지엄에 마련된 ‘BTS POP-UP : ARIRANG’에 아미밤 4세대가 진열돼 있다. 뉴스1
2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헤리티지 뮤지엄에 마련된 ‘BTS POP-UP : ARIRANG’에 아미밤 4세대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요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 트렌드는 ‘데일리케이션(Daily+Vacation)’으로 말 그대로 한국인처럼 일상을 살아보는 체험을 말한다. 가장 선호하는 곳은 낡은 산업지대에서 도시재생을 거쳐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성수동. 이들은 여유롭게 서울숲을 산책하거나, 공장을 개조한 대형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많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탐방하는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긴다. 특히 외국인 유동인구의 60%가 MZ 세대일 정도로 젊은층이 성수동에 열광한다.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쇼핑은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실제 올리브영N 성수 방문객 비중은 내국인과 외국인이 거의 절반이고 매출액은 외국인이 약 70%에 달한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중구 명동 K팝 특화 매장에서 프랑스인 ‘아미(BTS팬)’가 K팝 굿즈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희태 기자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중구 명동 K팝 특화 매장에서 프랑스인 ‘아미(BTS팬)’가 K팝 굿즈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희태 기자

다양한 팝업스토어도 큰 몫을 한다. 팝업스토어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성수동을 포함한 성동구가 서울 팝업스토어의 35.38%를 차지했으며 매달 50여개서 많게는 100개 이상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에 따르면 2024년 성수동 방문객 2900만명중 외국인 관광객은 3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5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들이 소비하는 품목의 95% 이상은 의류, 화장품 등 K-컬처 중심이다.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둔 20일 서울 중구 명동 K팝 특화 매장에서 프랑스인 ‘아미(BTS팬)’가 K팝 굿즈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희태 기자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둔 20일 서울 중구 명동 K팝 특화 매장에서 프랑스인 ‘아미(BTS팬)’가 K팝 굿즈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희태 기자

을지로는 서구권 및 남미 관광객들에게 요즘 ‘레트로 시네마틱 서울’로 통한다. 낡은 인쇄소, 공구상가 골목 사이에 개성 있는 카페, 바, 레스토랑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훌륭한 여행 사진 촬영 세트장이 되고 있다. 명동의 트렌디함과는 또 다른, 한국의 복고적 정서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지는 매력 덕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진 찍기 좋은 ‘힙지로(Hipjiro)’로 인기가 확산 중이다.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미디어폴에 BTS와 팬클럽 아미를 환영하는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다. 뉴스1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컴백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미디어폴에 BTS와 팬클럽 아미를 환영하는 메시지가 송출되고 있다. 뉴스1

한남동은 K-뷰티의 ‘성지’로 떠올랐다. 이곳에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의 쇼룸이 밀집해 있는데, 외국인들은 이곳을 단순한 상점이 아닌 ‘전시 공간’이나 ‘인생샷 명소’로 인식한다. 특히 인기 K-패션 브랜드 매장도 몰려 있어 패션 쇼핑을 하러 온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인근 뷰티 매장까지 방문하면서 ‘K-스타일’ 전체를 소비하는 코스가 됐다. 무엇보다 붐비는 관광지를 벗어나, 갤러리와 편집숍, 유명 카페들이 어우러진 한남동 특유의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 MZ 세대의 취향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더구나 유명 연예인들이 거주하는 탓에 한남동이 ‘베벌리 힐스’ 같은 동경의 대상으로 여겨지면서 외국인들의 방문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히잡 문화가 있는 중동 여성들이 특히 한남동을 선호한다. 외부 시선이 차단된 독립 공간에서 럭셔리한 스파와 프라이빗한 메이크업 클래스를 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