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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유발하는 캣맘 ‘길고양이 밥자리’…이제 공공장소·사유지에 함부로 설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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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동의 받도록 권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길고양이 돌봄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길고양이 돌봄 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정부는 자신의 사유지가 아닌 곳에 길고양이 밥자리를 설치할 때 소유자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문가, 수의사, 지자체 담당자로 구성된 협의체 논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그간 길고양이 돌봄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취지다.

 

농식품부는 이번 가이드라인 안내문에서 주민과 길고양이 보호자 간 갈등이 빈번한 급식소 설치에 대해 ‘본인 소유지가 아닌 경우 반드시 동의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이에 동의를 받지 않고 급식소를 다른 사람의 사유지나 공공장소에 만들면 여러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원·녹지는 무단적치물로 간주돼 원상회복 명령을 받을 수 있고, 타인의 사유지나 공동주택은 주거·건조물 침입 문제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또 급식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책임도 발생한다.

 

이외에도 농식품부는 서식지 이동시 고려사항, 길고양이 구조방법, 급여 후 주변 청결 유지 등 위생관리 항목 강화 등을 개정했다.

 

다만 토지 소유자도 급식소를 설치한 사람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임의로 철거하면 형법·민법상 책임이 생길 수 있어 절차를 거쳐 철거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좋은 감정으로 길고양이 보호에 나섰지만, 주민들과 갈등으로 상심하고 법적 갈등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며 “소유자와 대화를 통해 서면이나 구두로 동의를 얻은 후에 급식소를 설치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캣맘’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밥자리도 늘어나고 대형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캣맘은 길고양이를 자발적으로 돌보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길고양이는 9만마리에서 9만2000마리 수준으로 1㎢당 149~151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중성화율은 2023년 67.3%에서 지난해 61.3%로 6%p 낮아지면서 같은 기간 새끼고양이 비율이 5.1%에서 9.9%까지 치솟았다.

 

캣맘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밥자리도 늘었다. 지난해 8월에서 12월까지 서울 시내 18곳에서 조사한 결과 밥자리 수는 2023년 115개에서 120개로 증가했다. 1㎢당 길고양이 밥자리 수는 74.9곳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길고양이 밥그릇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23년에는 전용 주거 지역과 녹지 지역에서 1ℓ 크기 그릇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1ℓ 그릇이 다수 확인됐다.

 

문제는 밥그릇이 커지고 사료가 과잉 급여되면서 사료가 남아돌아 밥그릇에 비둘기와 쥐 등 야생 동물이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밥그릇 없이 바닥에 먹이를 주는 곳도 있었는데, 이는 악취나 해충 유입 등 문제를 야기한다.

 

길고양이 밥자리는 단독주택 단지나 빌라촌 등 전용 주거 지역에 노출되는 경우가 94.8%에 달해 거주 주민들의 환경 위생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시는 “외부로 노출되는 밥자리는 갈등을 유발하며 길고양이 학대 가능성을 높인다”며 “비위생적인 길고양이 밥자리, 사료 과잉 급여, 길고양이 집 설치는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