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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용-박철우, 비예나-아라우조, 황택의-한태준…KB손해보험-우리카드 준PO 명암을 가를 세 자리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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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PO)는 남녀부 통틀어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감독대행 간의 지략대결로 펼쳐진다.

 

정규리그 3위 KB손해보험과 4위 우리카드는 25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리는 준PO에서 PO 진출 티켓을 놓고 단판 승부, 이른바 ‘단두대 매치’를 벌인다. 승리 팀은 챔피언결정전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과 3전2승제의 PO를 치를 수 있다.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 대행
하현용 KB손해보험 감독 대행

올 시즌을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마우리시오 파에스 등 브라질 사령탑으로 시작한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는 지난해 12월30일 나란히 수장을 내치고 감독대행 체제로 개편했다. 그리고 지휘봉은 국내 코치들인 하현용과 박철우에게 맡겼다. 하 감독대행은 2023~2024시즌 삼성화재 유니폼을 벗으며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2005년부터 2019년까지 KB손해보험에서 오래 뛰었기에 곧바로 KB손해보험의 코치로 합류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박 감독대행은 우리카드에서 선수로 뛴 적은 없다. 2023~2024시즌 한국전력에서 현역에서 물러난 박 감독대행은 해설위원을 거쳐 2025~2026시즌 우리카드의 코치를 맡으며 현장에 돌아왔다가 반 시즌만에 덜컥 감독대행으로 승격되며 중책을 맡았다.

 

비시즌에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인 임성진(연봉 8억5000만원)을 품은 KB손해보험은 기존 황택의(12억원), 나경복(8억원)까지 주축 3인방에게만 무려 28억5000만원의 연봉을 주고 있기에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해도 무방한 올 시즌이었다. 그러나 카르발류 감독은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아웃사이드 히터 로테이션 운영, 전술 문제로 선수단과의 불협화음을 냈다. 성적마저 신통치 않자 결국 구단은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지휘봉을 잡은 하 대행은 9승9패, 5할 승률을 거두며 선전했다. 비록 시즌 마지막 경기인 한국전력을 3-0으로 승리하며 겨우 봄 배구 티켓을 따내긴 했지만, 봄 배구 탈락을 막은 것만으로도 대행으로서의 최소한 역할을 해냈다고 봐야 한다.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 대행
박철우 우리카드 감독 대행

박 대행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파에스 감독이 비시즌 간 국가대표 차출로 인해 세터 한태준,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등 핵심 선수들이 다소 부진했음에도 주구장창 믿고 기용하다 6승12패로 6위까지 처졌다. 그러나 박철우 감독은 웜업존에 배제되어 있던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폭넓은 용병술과 기본기를 강조하는 특유의 배구를 앞세워 14승4패, 승률 78%를 기록하며 우리카드를 봄 배구로 인도했다. ‘박철우 매직’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번 준PO도 두 감독대행 간의 지략대결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비예나
비예나

단기전에는 주포들에게 더 공이 몰릴 수밖에 없는 만큼, 양 팀에서 가장 공격점유율이 높은 KB손해보험의 비예나(스페인)와 우리카드의 아라우조(브라질)의 화력 대결이 관심을 모은다. 어느덧 KB손해보험에서 4시즌째를 맞는 비예나는 올 시즌 득점 부문 2위(829점), 공격 종합 5위(성공률 52.07%)에 랭크됐다. 올 시즌 처음 V리그에 입성한 아라우조는 득점 부문 3위(809점)와 공격 종합 3위(성공률 52.13%)에 이름을 올렸다.

 

아라우조
아라우조

V리그 경험에서는 비예나가 앞서지만, 최근 분위기는 아라우조의 우위다. 시즌 초반만 해도 다소 떨어지는 이단 공격 능력으로 인해 퇴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던 아라우조는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 아포짓 출신인 박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180도 달라졌다. 5,6라운드에는 각각 56.28%, 54.67%의 공격성공률로 138점, 136점을 몰아치며 라운드 MVP도 독식했다.

 

황택의
황택의
한태준
한태준

두 해결사의 공격력을 살려줘야 하는 코트 위 사령관 맞대결도 관전포인트다. 대한항공의 한선수가 여전히 현역 최고의 세터로 군림하고 있지만, 어느덧 42살인만큼 ‘포스트 한선수 시대’의 선두 주자 자리를 놓고 KB손해보험의 황택의와 우리카드의 한태준이 이번 준PO에서 경쟁햐는 모양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세트 성공 부문에선 황택의가 부문 2위(세트당 11.71개)를 차지해 3위(세트당 11.12개)의 한태준에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황택의는 V리그 남자부 ‘연봉킹’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속공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정도로 강심장을 자랑하는 황택의는 세터 포지션 최강의 서브, 블로킹 능력도 겸비했다. 이에 맞서는 V리그 4년차 ‘신성’인 한태준은 아라우조와의 찰떡 호흡과 더불어 국가대표 차출 후유증을 후반기부터 떨쳐내며 최근 상승세가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