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 피는 봄이 오면서 방송가에서도 연애 프로그램들이 속속 머리를 내밀고 있다. 청춘 남녀들의 연애를 관찰하는 것부터 이혼 여성과 미혼 남성의 관계를 조명하거나, 발달장애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등 다양한 연애 프로그램이 준비 중이거나 이미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24일 방송가에 따르면, 채널A 대표 연애 프로그램 ‘하트시그널5’가 다음 달 방송을 준비 중이다. ‘하트시그널’은 시그널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청춘 남녀들의 연애를 관찰, 분석하며 최종 커플을 추리하는 연애 프로그램이다. 2017년 시즌1에 이어 2023년 시즌4에 이르기까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가져가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연출자인 박철환 PD는 지난해 결혼을 전제로 청춘 남녀의 연애를 다룬 ‘하트페어링’도 제작, ‘2025 펀덱스어워드’에서 ‘TV 시즌/미니 예능 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박 PD 특유의 섬세한 연출이 시청자들을 이끈 것인데, 3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하트시그널5’도 어떤 내용을 담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참가자들 사이 감정을 예측하는 ‘연예인 예측단’으로 ‘원조 멤버’인 윤종신·이상민·김이나에 로이킴, 츠키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이들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MBC에브리원과 E채널은 다음 달 14일 연애 프로그램 ‘돌싱N모솔’을 방송한다. 연애의 ‘끝’을 씁쓸하게 경험해 본 돌싱(돌아온 싱글) 여성들과 연애의 ‘시작’조차 못한 모태솔로 남성들이 ‘연애기숙학교’에 동반 입소해 짝을 찾는 프로그램이다.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과 연애 경험이 없는 남성의 조합이라는 극과 극의 연애 경험치를 가진 이들이 모인 만큼 방송 전부터 관심이 높다. 우선 출연하는 12명의 남녀의 직업과 나이, 그리고 숨겨진 사연은 물론이고 과연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상황을 극복하고 연인이 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모태솔로한테 그런 상처를 받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울먹이는 여성과 “남의 애는 못 키우겠어?”라며 대화를 나누는 차 안에서 남녀 모습 등이 공개돼 순애보만 담길 것으로 예상되지 않고 있다.
남매들이 모여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가족 참견 연애 프로그램인 웨이브 ‘연애남매’도 올해 하반기 시즌2로 돌아온다. 2024년 3월 첫선을 보인 해당 프로그램은 가족 관계를 결합한 신선한 포맷으로 화제를 모았다. 웨이브 상반기 오리지널 예능 중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했으며, 방영 기간 4개월 내내 주말 신규 유료 가입 견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시즌2에서는 시즌1 메인 PD였던 이진주 PD와 시즌1 연출에 참여한 신혜원 PD가 공동 연출을 맡는다.
가수 이효리와 방송인 서장훈도 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비친다. JTBC는 결혼을 앞두고 위기를 맞은 커플, 친구나 가족 문제로 잦은 갈등을 겪는 커플, 이별과 재회를 반복하는 커플 등 현실적인 연애 고민을 가진 커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연애 프로그램을 올해 상반기에 방송한다. 커플 간 풀리지 않은 갈등을 ‘따뜻한 옆집 언니’ 이효리와 ‘따끔한 인생 선배’ 서장훈이 각자의 시선으로 분석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SBS에선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3회에 걸쳐 기존과 다른 연애 프로그램인 ‘내 마음이 몽글몽글 - 몽글상담소’를 방송했다. 사랑을 꿈꾸지만 기회가 없던 발달장애 청춘들이 ‘상담소장’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연애 코칭을 받아 인생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8주간 여정을 그렸다. 해당 프로그램은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발달장애 청년의 삶, 연애, 사랑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며 시청자들의 편견을 허물었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새로운 시선과 의미 있는 담론을 제시하며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임희윤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보편적인 소재로, 특히 연애심리가 자극되는 봄이 되면서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며 “방송사에게도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고 시청률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 소재”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 등 소수자들이나 소외된 사람들을 다뤄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순기능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한국식 연애프로그램이 ‘K장르’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전 세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다만 연출상 특정 인물을 악마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방송 전에 출연자들에게 촬영분을 보여줘 검수를 받는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