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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후 풍력발전기 잇따라 사고, 전수조사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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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뉴시스] 안병철 기자 = 23일 오후 1시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독자 제공) 2026.03.23. photo@newsis.com
[영덕=뉴시스] 안병철 기자 = 23일 오후 1시11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독자 제공) 2026.03.23. photo@newsis.com

풍력발전 노후화가 심각하다. 23일 오후 경북 영덕군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재가동을 위해 정비 중이던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개) 부위에서 불이 나 유지·보수업체 소속 정비 작업자 3명이 숨졌다. 이들은 발전기 내부에서 블레이드 균열부 수리작업을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앞서 이 풍력발전단지에선 지난달 2일에도 80m 높이의 풍력발전기 기둥이 부러지면서 인근 도로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블레이드가 파손돼 균형을 잃고 쓰러진 건 설비 전반의 피로 누적과 유지관리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징후로 꼽힌다. 잇따르는 풍력발전기 사고는 단순 개별 사고가 아닌 구조적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이 단지의 풍력발전기 24기는 2005년부터 가동돼 설계수명 20년을 넘긴 노후 설비다. 주요 구조물과 부품의 피로 누적, 균열, 부식 등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풍력발전기는 3년 주기의 정기검사를 하지만 서류와 육안으로 훑어보는 형식적 수준에 그친다고 하니 우려스럽다. 전국의 풍력발전 설비를 전담할 검사 인력도 4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노후 설비 관리와 안전점검 체계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영덕풍력발전단지를 시작으로 준공 20년을 넘긴 노후 풍력발전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 양양의 풍력발전기 2기는 오는 6월, 평창의 풍력발전기 49기는 9월 준공된 지 20년을 맞는다. 올해로 설계수명인 20년이 된 풍력발전기만 전국에 80여기이고, 향후 5년 안에 128기에 이른다고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얼마나 피해가 클지 가늠하기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더는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신속한 전수조사를 통해 노후 설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처를 해야 한다.

이재명정부는 현재 약 34GW 수준인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100GW로 확대하겠다는 장밋빛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재생에너지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는 환상에 빠져 있어선 곤란하다. 태양광 설비 화재는 최근 5년간 470여건, 태양광·풍력과 연계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는 30여건 발생했다. 재생에너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너무 서둘러선 안 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