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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박왕열, 돌연 “넌 남자도 아녀”…마스크 없이 모습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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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왕열, 25일 인천공항 도착…돌발발언도
한-필 정상회담 요청 3주 만에 전격 송환
李대통령 “국민 해치면 지구 끝까지 추적”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전격 송환됐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넌 남자도 아녀”라고 시비를 거는 모습도 포착됐다.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박씨는 이날 오전 7시16분쯤 검은색 모자를 쓰고 팔뚝 문신이 드러나는 평상복 차림에 수갑을 찬 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염은 덥수룩했고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수십 명의 호송 경찰 인력이 그를 에워쌌다.

 

취재진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한 것 맞나’, ‘사탕수수밭 살인사건 피해자나 유족들한테 할 말이 없나’, ‘교도소 안에서 텔레그램 어떻게 활동했나’, ‘국내 마약 조직 공범이 있나’, ‘송환 예상했나’ 등의 질문을 잇따라 쏟아냈다.

 

여러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박씨는 갑자기 자신의 왼쪽에 있던 취재진을 향해 “넌 남자도 아녀(아니야)”라고 돌연 내뱉었고, 기자가 “남자가 아니라고요?”라고 되묻자 반말로 “응”이라고 했다. 이후 오전 7시18분쯤 대기하고 있던 호송차량에 탑승한 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이송됐다.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한국으로 송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송되고 있다. 인천=뉴스1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한국으로 송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송되고 있다. 인천=뉴스1

 

박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으로 현지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박씨는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국에 마약을 유통하고,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그는 필리핀 교도소에서 2차례나 탈옥했다 다시 붙잡히기도 했다.

 

이지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브리핑에서 “(박씨는)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돼 철저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송환 작전으로 확보된 박씨의 휴대전화 등 소지품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오전 8시50분쯤 경기북부경찰청에 도착했다. 의정부=뉴시스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오전 8시50분쯤 경기북부경찰청에 도착했다. 의정부=뉴시스

 

박씨의 한국 송환은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앞서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박씨 임시인도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한국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이 필리핀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한 끝에 송환을 요청한지 약 1개월 만에 박씨를 임시인도 받았다. 임시인도는 범죄인인도 청구국의 형사절차 진행을 위해 피청구국이 자국의 재판·형 집행 절차를 중단하고 청구국에 임시로 인도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박씨의 한국 송환 소식을 다룬 기사를 공유한 뒤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며 “한필(한국-필리핀)의 우정과 정의를 위한 협력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