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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너지 위기 장기화 조짐, 민관 하나 돼야 넘어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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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 발발 한 달 종전 전망 안갯속
에너지 시장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
공급망 다변화·전력원 재조정 과제

내일이면 중동전쟁 발발 한 달이 되지만, 종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민병대 헤즈볼라 간 지상 교전으로 전선은 걸프 너머로 확산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까지 참전, 제5차 중동전으로 확전될 조짐이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과 이란은 상호 핵시설을 겨냥한 타격까지 감행했다. 중동 곳곳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대규모 인명 피해와 피난민이 발생했다. 언제까지 인도주의 참상을 지켜봐야만 할지 답답한 심정이다.

미국·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걸프 지역의 파괴된 에너지 시설 복구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긴 힘들다는 얘기다. 당분간 배럴당 100달러 전후로 요동치는 국제유가는 ‘상수’로 봐야 한다. 카타르의 ‘공급 불가항력’ 선언이 초래한 액화천연가스(LNG) 폭등세도 쉬 가라앉지 않을 기미다. 원·달러 환율은 ‘천장’으로 여겨졌던 1500원을 뚫어 원자재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장기전에 대비하면서 달라진 에너지 수급 환경에 적응해가야 한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새삼 일깨웠다.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고액의 통행료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우리는 중동산 에너지 도입과 관련한 경제성 분석을 다시 해야 한다. 중동산 에너지에 대한 높은 의존도(원유 70%, LNG 20%)는 우리나라에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3고’ 복합위기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석유화학 원자재 품귀 충격은 제조업 전반으로 번졌고, 시중에는 물가불안 심리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민·관이 합심해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에너지 믹스(전원 구성) 재조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30% 수준인 LNG 발전 비중은 줄여야 하는데, 빈자리는 원자력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2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전기료를 묶어두니 유류 대신 전기를 쓰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에너지 낭비를 우려하면서 절전을 당부했다. 공공기관 차량5부제만으론 부족하다. 민간차량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 없이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전쟁 추경’은 에너지 위기 극복에 오롯이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될 추경안에는 지역화폐로 지급될 민생지원금도 포함된다. 취약 계층에 한정해야 선거용 돈 풀기라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