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제네릭(복제약) 약가가 45%로 떨어지면 본인부담금이 줄어드는 소비자에게 희소식이지만 수익이 줄어드는 제약업계는 경영 악화와 기술개발(R&D)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약가 인하를 10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추가 지정해 약가 우대 정책을 펴는 것도 제약업계를 달래기 위한 고육책이다.
◆국민 본인부담 줄지만
보건복지부가 26일 ‘2026년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결정한 국민건강보험 제네릭 약가 개선방안이 실행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본인부담금이 16%가량 줄어들게 된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날 “(등재 시점에 따라 약가 인하를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할 경우) 1단계(가 끝나면) 연 1조1000억원, 2단계 1조3000억원 등 (건보재정 절감 효과가) 11년 뒤에 연간 2조4000억원 규모에 도달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더 전향적인 결정이 나오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신약의 신속등재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실질적인 접근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관계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매년 1∼2%포인트 수준의 점진적 인하로 4년 뒤 약 10% 인하에 그치고 있으며 상당수 제약기업이 예외 대상으로 적용돼 실제 인하 효과는 최대 7년 이후에야 나타나는 구조”라며 “제약업계의 이해관계를 과도하게 반영한 미온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반발하는 제약업계 달래기
14년만의 약가 개편에 제약업계는 반발했다. 약가 인상으로 제약산업 발전의 필수인 R&D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제네릭 약가가 53.55% 수준인데 약 10%를 낮춘 48.2%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지만 그 이하로 내려가면 기업 경영과 산업 기반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산업계가 입을 손실은 최대 3조6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상장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5% 전후인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업계 반발을 달래기 위해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추가로 신설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아니지만 매출규모 1000억원 이상이면서 제약사의 의약품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 7% 이상, 매출규모 1000억원 미만이면서 투자 비율이 5% 이상인 기업을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해 우대하는 것이다.
준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지정되면 새로 건강보험에 올리는 제네릭을 대상으로 1년간 50% 약가를 부여한다. 의약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우대 기간이 추가로 3년 연장된다. 신약개발 동력 강화를 위해 이미 등재된 의약품의 약가를 조정할 때 한시적 특례도 부여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규 제네릭에 대해 약가 60%로 우대한다. 기간과 기등재 의약품 약가 조정 특례는 준혁신형 제약기업과 같다.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기준이 강화돼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연간 의약품 매출액의 9%, 1000억원 이상 기업은 7%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기등재 약제에 대해서는 혁신형 제약기업은 49%, 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서는 47%로 특례수준의 약가를 부여한다. 특례기간은 각각 4년, 3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