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방위적인 악재에 휩싸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컷오프(공천 배제)를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까지 번진 데다, ‘막말 논란’ 대변인 재임명과 폭행 전력 공천 심사위원 논란까지 이어지며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빨간 점퍼를 입게 해달라”는 호소가 흘러나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장동혁 대표를 꺼리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SBS라디오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해 “(선거운동 때) 빨간색 입고 싶다. 입게 해달라”며 당의 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장 대표의 지원 유세와 관련해 “저도 그분을 모시고 싶다”라며 “다만 오실 때 좀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그는 당의 변화가 선거 막판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장 대표와 분리해 ‘오세훈만의 선거’를 치를 결심이 있는지 묻는 말에 “분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분리할 수밖에”라고 답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수민 의원도 전날 서울시장 출마 회견에서 “장 대표를 불렀을 때 긍정·부정 효과가 있으니, 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게 서울시민 눈높이에 맞을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당내 갈등은 오히려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날 공천 배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 출석한 주호영 의원은 “보수정당이 자꾸 축소되고, 계속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공천이 자의적으로 되고 공천 파동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공개 비판했다. 주 의원은 “자의적인 공천, 정적 제거용 공천을 끝내는 것만이 우리 당을 살리는 길”이라며 “(컷오프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잘못된 결정이기에 법원이 바로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심사위원 인사를 두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과거 룸살롱 폭행 사건 등으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한 개그맨 이혁재씨가 국민의힘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뽑기 위한 오디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다. 진종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씨에 대해 “방송에서도 시청자들에게 부적합한 인물이어서 퇴출당한 사람”이라며 “이런 어그로(관심)를 끄는 것은 지선에서 뛰는 후보자들에게 도움되지 않는다. 해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 인사로 거론됐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의 재임명을 둘러싸고도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박 대변인은 장애인과 노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오세훈 시장 등은 그를 당 노선 변화를 위한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의 뚜렷한 변화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선거 막판까지 악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도부와 후보 간 ‘거리 두기’ 흐름이 확산되면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들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지원 유세를 꺼리며 결국 참패를 기록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