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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살림에… 또 선거용 돈 푸는 지자체 [6·3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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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충남 금산 ‘1인 30만원’
교육감 후보들도 현금 지원 공약
“회복 마중물” vs “현역 선심쓰기”
재정자립도 취약… 미래세대 부담

중동 전쟁 사태로 고유가·고물가·고환율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현금성 민생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고유가 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추진과 맞물린 선제 대응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임 등을 노리는 현직 지자체장들의 ‘선심성 돈 풀기’라는 비판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는 중동 사태로 촉발된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차 추경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규모는 4조2233억원이며 전체 증액분 429억원 중 98%에 해당하는 420억원을 ‘에너지 안심지원금’에 투입해 41만여 세대에 가구당 1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남 지역에서는 현금성 지원 흐름이 두드러진다.

 

산청군은 군민 1인당 2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선불카드로 지급하고 있으며, 고성군은 1인당 30만원씩 총 140억원 규모의 ‘민생활력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 6월 지방선거 직전 지원금 지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대구 군위군 사례는 재정 건전성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군위군은 올해 초 전 군민에게 1인당 54만원씩 총 124억원 규모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했는데, 재정자립도 8% 수준에서 재난이나 세수 감소에 대비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한 점이 비판받고 있다.

 

전북 지자체들도 선거 전 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정읍시는 올해 초 전 시민에게 3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상공인에게 50만원을 추가 지원하고 있다. 정읍시는 지난해에도 2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을 진행하는 등 현금성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여기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까지 50만원 지급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책과 선거 공약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자료: 각 지자체
자료: 각 지자체

이밖에 충남 금산군은 전 군민에게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전남 순천시는 500억원을 투입해 시민 1인당 1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한다.

 

정치권에서도 현금성 공약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는 물론 교육감 후보들까지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100만원에 이르는 지원금을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경남, 대전, 인천 등을 중심으로 고유가 피해 지원, 생활안정금, 청년수당 등 명목은 다양하지만 ‘직접 지원’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의 현금 지원이다.

 

지자체들은 이러한 정책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화폐나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해 소비를 지역 내에서 순환시키고 단기간 내 골목상권 매출 회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반복적인 현금성 지원이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고 결국 미래 세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48.6%에 그쳤다. 전북·전남·경북 등 일부 지역은 재정자립도가 20%대로 지방재정 여건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강동필 영남대 사회교육원 교수(행정학)는 “단기적 소비 진작을 넘어 지역 산업과 일자리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기금 운용에 신중해야 한다”며 “현금 지원 경쟁이 지역경제 회복의 촉매제가 될지, 재정 부담을 키우는 단기 처방에 그칠지는 정책 설계와 집행, 그리고 유권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