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혐의를 부인했다. 전 목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오줌도 내 힘으로 못 싼다”며 구치소 수감이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시민단체는 석방 이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영상으로 참여한 전 목사를 고발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교사, 특수공무집행방해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목사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전 목사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사태 전날 국민저항권 관련 연설을 한 뒤 집에 가서 새벽 3시에 자고 있었다”며 “다음 날 유튜브를 보고 지지자들이 법원에 쳐들어간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어떻게 (법원을 침입한) 100명을 다 교사하냐”고 재판부에 말했다.
보석 허가가 정당하며 재구속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파란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지금 나는 오줌도 내 힘으로 못 싸서 의료기기로 강제 배출하고 있다”며 “수술을 여러 차례 해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중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두 달 반 동안 구치소에 가둬놓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판사도 이를 알기 때문에 보석을 허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지난 7일 전 목사가 당뇨병에 따른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점 등을 이유로 보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전 목사에게 보증금 1억원을 납입할 것, 공소사실 중 교사 행위의 정범으로 기재된 인물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질 때까지 직·간접 접촉 및 의사소통 금지할 것 등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집회 참석 금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석 이후 집회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전 목사는 “7명 정범에 대해서 접촉하지 말라는 것이 보석 조건”이라며 재구속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반발한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건물을 손상하고, 경찰을 폭행하도록 조장한 혐의를 받는다. 전 목사는 사태 전날(지난해 1월18일) 오후 집회를 열고 ‘국민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서부지방법원 주소를 띄워달라. 우리는 빨리 그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 목사가 신앙심을 이용한 심리적 지배와 금전적 지원 등을 통해 측근과 일부 보수 성향 유튜버들을 조직적으로 관리했고, 난동을 부추겼다고 판단해 전 목사를 재판에 넘겼다.
한편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지난 14일 전목사가 석방 직후 집회에 영상으로 참여해 발언한 행위가 보석 조건 위반과 내란 선동이라며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전 목사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열린 ‘전국 주일 연합 예배’ 현장에는 직접 나오지 않고 사랑제일교회에서 진행한 설교 영상을 생중계로 송출했다. 촛불행동은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 형식의 예배에 전 목사가 등장한 것이 “사건 관련 인물들과 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이라며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