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6·3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의지를 거듭 밝혔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김영진 의원이 전날 “공당인 민주당이 대법원 판결을 앞둔 후보자를 과거에 공천했던 예가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놓자 하루 만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여러 아픔이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끔 공천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도 했다.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국민 대다수는 김 의원의 말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여길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은 2022년 대장동 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그는 대법원 3심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에서 항소심 판결이 상고심에서 뒤집힐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8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마치 무죄가 확정된 것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선 전국을 순회하며 북콘서트 행사를 열었다. 누가 봐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입후보를 염두에 둔 정치 활동이다.
이날 방송에서 김 전 부원장은 ‘출마 전에 법적 리스크를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만약 대법원이 3년, 5년, 10년 동안 판결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대법원 선고를 기다려야 한다’는 김 의원 등의 지적을 “정치 검찰의 논리”로 규정한 그는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 (정치인으로서) 4년 동안 공백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로 진행 중인 이른바 ‘조작 기소’ 국정조사에 본인 사건도 대상으로 포함된 점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국조는 민주당이 수사·기소 조작이란 답을 미리 정해놓고 출석한 증인들은 거기에 맞게 대답하면 된다는 식의 ‘답정너’ 운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원장 상고심을 심리 중인 대법관들에게 대놓고 ‘무죄 취지로 판결하라’는 외압을 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김 전 부원장은 재보선 대상 지역구 중에서 경기 안산갑, 평택을, 하남갑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김 전 부원장이 당선되고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하면 그는 의원직을 상실하고 해당 지역구는 또 공석이 된다. 불과 1년 만에 국민 혈세를 들여 다시 재보선을 치러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출마를 강행한다면 법치주의와 유권자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김 전 부원장 본인은 물론 민주당 지도부도 김 의원이 말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