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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약화’ 뚜렷…韓 대이란 외교 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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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이란 외교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정치적 권위와 종교적 정당성 측면에서 기반이 취약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란혁명수비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개혁적 성향으로 평가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행정부 인사들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대사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대사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의 2차 협상이 무산된 과정에서도 이러한 권력 구도가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이란 협상팀이 파키스탄으로 향할 준비를 하던 중 혁명수비대가 협상 중단을 결정했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유지하자 이를 휴전 위반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에 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아라그치 장관은 외교적 해법을 모색했지만, 결국 혁명수비대의 판단이 관철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 같은 권력 비대칭은 이란 특유의 정치 구조에서 비롯된다. 최고지도자와 혁명수비대가 실질적 권한을 장악한 구조 속에서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2020년 우크라이나 민항기 격추 사건 당시 행정부가 이를 부인하다가 혁명수비대가 인정하면서 혼선이 빚어진 사례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이 “외교정책에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고 언급한 비공개 녹취는 이러한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모즈타바 하메네이 체제 출범 이후 권력 집중이 심화되면서, 원래도 제한적이었던 행정부의 입지는 더욱 축소된 모습이다.

 

이 같은 이란의 ‘옥상옥’ 구조는 한국 외교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외교부가 이란 외무부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최종 의사결정이 혁명수비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란 의회와 혁명수비대를 아우르는 다층적 소통 구조 구축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내부 분열 프레임에 선을 긋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4일 엑스(X)를 통해 “이란에는 ‘강경파’나 ‘온건파’ 같은 구분은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의 철통같은 단결, 그리고 최고지도자에 대한 복종으로 우리는 침략자가 후회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