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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한 접시, 이제는 ‘조합’까지 본다…미식 트렌드로 진화한 제철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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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제철코어 트렌드가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시기에만 나는 식재료를 찾아 먹는 행위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식재료의 맛과 향을 극대화할 최적의 조합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식탁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고도화된 미식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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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외식과 식재료 관련 지출은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신선식품과 수산물 소비는 계절에 따라 뚜렷한 변동 패턴을 보인다. 제철 식재료 중심 소비가 하나의 생활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4월은 바지락, 주꾸미, 도다리 등 개성 있는 해산물의 스펙트럼이 넓은 시기로, 이를 보완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음료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떤 음료를 페어링하는가에 따라 음식의 풍미를 더욱 살리거나, 강한 뒷맛을 정리하는 등 제철 식탁의 완성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결국 같은 제철 식재료라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 경험으로 이어진다.

 

4월 제철 해산물인 바지락은 은은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이 특징이다. 다만 조리 과정에서 더해지는 국물의 짠맛과 버터의 풍미가 겹치면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핵심은 ‘입안을 씻는 것’이 아닌, 풍미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 산미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진로토닉워터 청귤’을 활용한 청귤 하이볼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청귤 특유의 상큼하고 또렷한 산미는 바지락의 감칠맛 위에 얇게 겹쳐지며 풍미를 덮지 않고 오히려 선명하게 인식되도록 돕는다. 여기에 토닉워터의 은은한 쌉싸름함과 탄산감이 더해져 입안에 남는 짠맛과 유분감을 가볍게 정리한다.

 

레몬이나 라임을 활용해 해산물의 신선함을 강조하는 라틴아메리카 음식인 세비체처럼, 바지락 술찜과 청귤 하이볼의 조합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입체적으로 끌어올리는 페어링으로 평가된다.

 

주꾸미 볶음은 매콤한 양념과 불향이 어우러진 강렬한 맛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우유나 곡물 음료로 매운맛을 중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자극을 줄이는 데서 나아가, 풍미를 더해 전체 경험을 확장하는 페어링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서식품이 선보인 ‘동서 애사비 콤부차’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사례다. 국내산 현미와 하동 녹차로 만든 콤부차 분말에 사과 발효 식초를 더해 발효 특유의 은은한 풍미를 강조했다.

 

이 같은 발효 풍미는 주꾸미 볶음의 매운맛을 눌러버리기보다 전체적인 맛의 균형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고추장 양념의 묵직한 맛과 과일 향이 어우러지며 미각 경험의 깊이를 한층 끌어올린다. 설탕을 넣지 않아 당과 칼로리 부담을 줄였고, 스틱형 분말로 제작돼 휴대성과 활용도도 높였다.

 

서로 다른 맛을 더하는 단계에서, 이제는 같은 향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미식 경험이 설계되고 있다. 유사한 향을 겹겹이 쌓아 풍미의 농도를 높이는 ‘레이어링’ 방식은 최근 미식 트렌드에서 주목받는 접근이다.

 

봄철 대표 보양식인 도다리쑥국으로 식재료의 감칠맛을 즐겼다면, 디저트에서도 쑥 향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

 

남양유업의 커피·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은 제철 쑥을 활용한 ‘우리 쑥’ 시즌 메뉴를 선보였다. 쑥 아이스크림 라떼, 쑥 라떼, 쑥 아이스크림 등으로 구성된 메뉴는 쑥 특유의 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식사의 여운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도다리쑥국에서 느낀 향이 디저트까지 이어지면서, 한 끼 식사가 하나의 완결된 미식 경험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이처럼 제철 식탁은 ‘무엇을 먹느냐’에서 ‘어떻게 조합하느냐’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제철 식재료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맛의 균형과 흐름까지 설계하는 방식으로 미식 경험이 고도화되는 흐름이다.

 

결국 제철코어 트렌드의 본질은 분명해지고 있다. 한 접시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재료 자체가 아니라, 그 재료를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하느냐다. 소비자는 이제 ‘제철을 먹는 것’이 아닌, 한 접시의 흐름까지 설계된 ‘제철 경험’을 선택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