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굿즈 트렌드가 ‘소장’에서 ‘실용’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굿즈의 가치는 ‘얼마나 희귀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쓰이는가’로 바뀌고 있다. 실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굿즈에 대한 선호가 빠르게 높아지는 이유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최근 가계 소비에서 의류·생활용품 등 실생활 관련 지출 비중은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가 ‘경험·기념’ 중심에서 ‘일상 활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팬덤 문화에서 출발한 굿즈는 개성 표현과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 성향과 맞물리며 빠르게 확산됐다. 이제는 단순한 상징물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일상에 녹여내는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SNS에서도 확인된다. 과거에는 굿즈를 구매한 뒤 인증샷을 남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실제 사용 장면을 담은 후기형 숏폼 콘텐츠가 확산되는 흐름이다. ‘보여주기’보다 ‘어떻게 쓰는지’가 콘텐츠의 핵심이 됐다. 실제 사용 장면이 곧 구매 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특히 ‘먹고·쓰고·입는’ 일상 영역에서 이런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실용성을 강조한 굿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스프라이트는 매운 음식을 즐길 때 사용하는 앞치마를 굿즈로 출시했다. 최근 확산된 ‘맵파민’ 트렌드와 맞물려, 실제 사용 빈도가 높은 아이템을 선택한 전략이다. 인플루언서들이 해당 굿즈를 착용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누적 조회수 42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자연스러운 바이럴도 이어졌다.
빙그레는 주방용품 브랜드와 협업해 바나나맛우유 단지 형태의 수세미를 선보였다. 귀여운 디자인에 실용성을 더해 주방 인테리어 요소로까지 확장한 사례다. 특히 봄철 이사·대청소 시즌과 맞물리며 ‘쓰는 굿즈’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24는 프로야구 시즌에 맞춰 SSG 랜더스 유니폼과 모자를 굿즈로 출시했다. 단순 응원용이 아닌 일상에서도 착용 가능한 형태로 구성해, 팬덤 소비를 라이프스타일 소비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굿즈는 ‘이벤트성’에서 ‘일상성’으로, ‘소장’에서 ‘사용’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방식으로 브랜드 경험이 재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소비자는 물건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는 것이 아닌 ‘사용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체감하게 된다”며 “굿즈 경쟁의 본질도 희소성 확보가 아닌 일상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