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벚꽃 10일 빨리 지자 132% 폭증…여름 소비, 예년보다 먼저 터졌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벚꽃이 예년보다 열흘 가까이 빨리 피고 지던 오후, 도심 거리는 이미 반소매 차림으로 채워졌다. 계절은 아직 봄이지만, 소비는 한발 앞서 여름으로 넘어갔다. 실제로 계절 변화 자체가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하이마트 제공
롯데하이마트 제공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0년(1991~2020년) 기준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과거보다 약 1.6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 전환 시점이 점차 빨라지는 흐름이 관측되면서, ‘이른 더위’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유통 현장에서 즉각적인 매출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자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선풍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5%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온 상승과 함께 냉방기구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롯데하이마트도 대응 시점을 앞당겼다. 기존 5~6월에 집중됐던 에어컨 할인 행사를 4월로 조정하면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에어컨 매출은 직전 주 대비 90% 증가했다.

 

기상 전망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3개월 전망에 따르면 4월 평균기온은 평년(최근 30년 평균 11.6~12.6도)보다 높을 확률이 60%로 분석됐다. 여름 진입 시점이 예년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소비자 체감은 식탁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수박 매출은 전년 대비 82.8% 증가했고, 아이스크림 매출도 40.4% 늘었다. 대표적인 여름 식품 소비가 평년보다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단순히 더워진 것이 아니라 ‘언제 더워지느냐’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름 상품 수요가 기존보다 앞당겨지면서 유통업계 전반의 판매 전략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무신사 스토어에서는 반소매 티셔츠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소매 티셔츠 거래액은 25%, 민소매 티셔츠는 38% 늘었다.

 

유통업계는 이를 빠르게 포착했다. 편의점 CU는 기능성 쿨링웨어 ‘스노우 텍스’를 전년 대비 40일 앞당겨 출시했다. 여름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다.

 

뷰티와 식품 역시 속도를 맞추고 있다. 토니모리와 AHC 등 브랜드와 협업한 선케어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데오드란트 등 위생 상품군을 강화해 9월까지 최대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컬리는 여름을 앞두고 건강 관리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를 겨냥해 ‘식단 리셋 가이드’ 기획전을 진행했다. 닭가슴살과 요거트 등 식단 관리 상품을 묶음 구성으로 선보이며 최대 35% 할인 판매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여름이 시작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올 조짐이 보일 때 먼저 움직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기온 상승 속도가 빨라진 만큼 마케팅 시점도 계속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