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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하이닉스 역대급 실적 거뒀는데… 협력업체에, 외국인까지 ‘성과급’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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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의 역설 터지는 성과급 요구…
천편일률적 현금 지급은 이제 한계 드러내
인재 충성 유도할 합리적 보상안 만들어야

올해 1분기 반도체 업계는 그야말로 축포를 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덕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거두며 한국 기업사의 신기원을 열었고, SK하이닉스는 7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며 ‘되는 집’의 전형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역대급 성과급이 오히려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쏟아지는 영업이익을 나눠달라는 이들이 폭주하면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이 주축이 된 노조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과 비(非)반도체 사업부와의 차별문제가 있어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지만, 노조는 아랑곳 않는다. 이들은 이달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확정하며 무사히 타결을 마쳤지만, 본사 직원이 아닌 하청업체 직원들이 문제다. 이들은 협력, 하청업체도 기여를 했다며 성과급을 나눠달라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식 성과급이 해외에 알려지면서 해외공장에서도 ‘우리도 달라’고 나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난데없이 터지는 요구에 기업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협력업체 이어 외국인까지... 어디까지 줘야하나

 

반도체업계는 본사 회사 근로자들의 파업까진 이해한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구는 과하다고 보지만, 그래도 본사 근로자들이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기존에도 자주 있던 사례였고 명분도 나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력업체와 외국인 현지 직원까지 성과급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역대급 성과급을 본사 직원만 받는 것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지난달 30일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성과급 차별 지급을 중단하라”며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피앤에스로지스지회 등 조합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청주 SK하이닉스 3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하이닉스 안의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은 온갖 차별과 멸시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피앤에스로지스는 SK하이닉스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경기 이천 사업장 등에 운송하는 회사다. 조합원들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수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줬다”며 “반면 하청노동자들에게는 500만∼600만원 수준의 상생장려금을 지급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하청노동자들과 함께 찬란한 성과를 만들어냈음에도 여전히 하청 노동자들을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이닉스는 하청노동자들의 절규와 외침을 외면하지 말고,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하이닉스에 교섭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청이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신청을 낼 예정이다.

 

성과급 소식이 전해지며 외국 공장도 난리가 난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에서 현지 채용인의 보너스 인상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최근 바이두 등 현지 포털에 본사의 역대급 실적과 성과급 소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해외 법인에도 그에 겆맞는 보상을 해달라는 압박이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진 커뮤니티에서 의견이 나오는 수준이고, 이들이 공식적으로 회사에 성과급을 요구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러다가 미국에까지 소식이 알려져 미국 공장에서도 성과급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금에 올인 보단 ‘장기 충성’ 유도를

 

업계에선 현금으로 몰아주는 한국식 성과급 제도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내다본다. 회사 수익이 적정하면, 수천만원 정도 더 주는 선에서 끝났지만, 역대급 실적에 회사가 부담스러워 할 정도의 돈을 지급해야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현금 박치기가 아닌 차등 지급, 주식보상을 통해 핵심 인재가 기업에 충성을 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