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21일 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고용노동부의 사후조정 절차 권유에 따라 11일부터 협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사측은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경쟁사(SK하이닉스) 대비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특별 포상을 제안했다. 이번 협상과정을 앞두고 삼성전자 내부 노조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고, 생산차질에 대비한 협력사들의 납기단축으로 부담도 증가해 노사간 ‘팽팽한 줄다리기’도 예상된다.
10일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노사의 사후조정 절차를 앞두고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조 내부 갈등이 되레 심화하는 양상이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최대 노조가 반도체 외 부문에 대한 이익 공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최대 노조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핵심은 반도체 부문뿐만 아니라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전사 공통재원을 교섭 안건에 포함할지 여부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조합원들은 전사 공통재원을 확보해 성과급을 최대한 고르게 나눌 방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사후조정의 노측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사 공통재원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전체 조합원 7만3000여명 중 약80%가 반도체 부문인 DS(디바이스솔루션)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사측과 협상에서 DS 부문 성과급 요구에 치중하고 있을 뿐 실적이 악화한 DX 부문 임직원 처우에 대한 요구는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노조 공동투쟁본부 참여를 철회한 데 이어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삼성전자 노조 내부의 갈등은 심화했다. 전삼노도 최 위원장이 자신들을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메모리 사업부 직원에 대한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했지만, 노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일부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장비 반입 납기를 앞당기는 등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운영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품 및 장비 납품을 서둘러 예상되는 생산 차질을 최대한 줄여야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납기 단축으로 협력사 직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삼성전자의 1차 협력회사는 1061개, 2·3차 협력회사는 693개에 달한다.
소재·부품·장비 등 각 분야에 걸쳐 다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일부 공정의 차질에 전체 생산에 영향을 끼칠수밖에 없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만 3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특정 라인에서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재가동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적인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