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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사도 주인공”… GH, 로컬 생태계 복원 ‘첫 시험대’

경기도 ‘지역건설 활성화’ 시책 본격화…GH, ‘민간참여’ 인센티브 구체화
지역업체 협업 시 가점·표창 등 당근책…공공건설 지각변동 일어날까?
내부 심사위원 비중 50%로 상향 ‘강수’…공정성·전문성 확보에 성패

올해 4000억원 넘는 공사·용역 발주 계획을 공개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형 건설사 위주의 수주 구조를 깨고 지역 중소 업체들이 실질적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는 복안으로, 3기 신도시 물량이 쏟아지는 올해가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기 신도시 예정지인 하남 교산동 일대. 연합뉴스
3기 신도시 예정지인 하남 교산동 일대. 연합뉴스

11일 GH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경기도가 발표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시책’에 맞춰 도내에선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입찰 구조가 대폭 개편된다.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은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설계와 시공, 분양을 담당해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 방식이다. 공공의 공신력과 민간의 창의적 설계를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핵심은 지역 업체와의 협업 비율이 높은 종합건설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장 행보에 나선 김용진 GH 사장(오른쪽). GH 제공
현장 행보에 나선 김용진 GH 사장(오른쪽). GH 제공

지역 하도급 업체 참여율, 자재·장비 사용, 지역 인력 고용 실적이 우수한 업체에는 사업자 선정 시 가점 등을 부여해 향후 입찰에서 신뢰도 지표로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1억원 이하의 설계·감리 용역은 수의계약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도내 영세 건축사사무소들의 숨통을 틔워주기로 했다. 그간 도내 건축 설계 시장의 상당 부분을 서울 대형 업체가 독식해 온 구조를 깨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이번 시책은 단순한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역건설 생태계의 골조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며 “대형 건설사와 지역 업체 간 파트너십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참여 기반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GH가 예고한 4193억원 규모의 공사·용역 발주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끈다. 안산장상, 남양주왕숙 등 3기 신도시의 도로 및 기반시설 공사가 핵심이다. 민간 분양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공공 물량이 지역 건설사들에 실질적인 ‘먹거리’로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GH가 주도해 건설한 수원 광교신도시. 연합뉴스
GH가 주도해 건설한 수원 광교신도시. 연합뉴스

지역 업계는 이를 반기면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GH는 민간참여사업 컨소시엄 참여사를 5개 이내로 제한한다. 사업 규모가 큰 3기 신도시 특성상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 업체들이 여럿 뭉쳐 참여하고 싶어도 ‘인원 제한’에 걸리는 구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인천도시공사(iH)가 별도의 인원 제한을 두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과 실적을 갖춘 일부 중견 업체 중심의 수주 구조를 탈피하려면 더 많은 지역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 제한 완화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GH가 올해부터 도입한 ‘심사위원 구성 방식 변경’의 경우 논란과 기대의 중심에 놓였다.

 

GH는 지난해 3분의 1 수준이던 내부 심사위원 비율을 올해 50% 내외로 높였다. 이는 외부 위원을 늘려 로비를 차단하려는 LH 등 다른 공공기관의 흐름과는 상반된 행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부 전문가가 심사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론과 “퇴직자 등을 통한 로비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공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정교한 관리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