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재고 효과 힘입어… 석유화학 ‘반짝 특수’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중동전쟁 인한 ‘지연 효과’ 톡톡
1분기 롯데케미칼 등 흑자 전환
장기 성장 위한 체질개선 시급

중국발 석유제품 공급과잉 사태와 중동 국가의 석유화학산업 진출 여파로 불황의 늪에서 헤매던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모처럼 웃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실적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반짝 특수’인 만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석유화학 체질 개선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거뒀다. 2023년 3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의 흑자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도 같은 기간 매출 4조4723억원, 영업이익 164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매출 1조3401억원, 영업이익 341억원으로 2023년 3분기 이후 2년6개월 만에 이익을 냈다. 13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 화학부문(SK지오센트릭)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던 석유화학업체들이 일제히 흑자로 돌아선 배경에는 중동전쟁 이후 발생한 ‘지연 효과’가 있다. 지연 효과란, 원재료를 구매한 시점과 이를 가공해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 간 가격 차이가 벌어져 이익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난 2월까지 비교적 저렴하게 사들인 나프타 원료로 생산한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3월부터 폭등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이익이 극대화한 것이다. 정부가 3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을 대상으로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 차액의 50%를 보조한 덕도 봤다.

문제는 이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종전 이후 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동반 하락할 경우, 전쟁 기간 비싸게 사들인 나프타로 가격이 싼 석유제품을 만드는 ‘역(逆)지연 효과’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나프타 구매 지원도 단기 정책이라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진다. 석유화학업계에선 반짝 특수에 취하지 말고 전쟁 발발로 멈춰뒀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주도 아래 지난해부터 총 4곳(대산, 여수1·2호, 울산)의 산업단지 설비를 효율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산과 여수1호는 개편 절차에 착수했지만, 여수 2호와 울산은 아직 대상 기업들이 합의를 끝내지 못해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종전 이후, 여수2호와 울산의 구조 재편을 마무리 짓고 산업 체질 개선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