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로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후조정마저 무위로 끝나면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21일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협력·하청업체와 지역·국가경제에 미치는 직간접적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파업 사태를 막기 위해 노사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회의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노조는 “파업 종료까지 회사와의 추가적인 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11일 1차 회의에서 11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고, 2차 회의도 자정을 넘겨가며 17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소득이 없었다. 노사 양측의 의견을 취합한 중노위의 조정안 조율도 소용없었다. 중노위가 검토 중인 조정안에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 15% 활용’을 포함한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노조가 조정 중단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공식 협상인 사후조정 절차가 결렬되면서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노조가 예고한 18일간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전까지 집계한 파업 참여 인원이 4만2000여명이며, 최소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내부 직원은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들 사이에선 이제 파업을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총파업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부는 양측에 대화를 강력히 촉구하며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키로 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사후조정이 종료되긴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의 경영 상황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 양측이 원칙 있는 협상을 이뤄내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원지법은 지난달 삼성전자가 신청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이날 2차 심문 기일을 열고 노사의 입장을 청취했다. 이르면 14∼15일 가처분 인용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사측이 제기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사무실 점거를 포함한 일부 행위가 제한돼 파업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노사가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파업이 임박할 경우 정부가 30일간 파업이 금지되고 중노위가 중재 절차를 진행하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도 관심사다.
긴급조정권은 2005년 12월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때가 마지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