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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파트너’로 중동위기 공동대응… 셔틀외교도 공고화 [한·일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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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다카이치, 신뢰 강화 부각

양국, 원유·LNG 조달·운송 협력
구체적 이행방안 협의 발표 예정

李 “싸울 필요없는 한반도 구축”
다카이치 “한·미·일 북핵 공조”

李, 韓·中·日 역내 평화 협력 거론
다카이치, 中 언급 않고 동맹 강조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넉 달 만에 만난 한·일 정상은 19일 정상회담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 안정 등 공동 대응이 필요한 분야에서 양국이 ‘전략적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력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한반도 정세와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올랐으며, 이 대통령은 ‘평화의 한반도’ 구축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 만찬, 친교행사를 함께하며 ‘셔틀외교’ 공고화와 정상 간 신뢰 관계 강화도 부각했다.

 

◆공급망·에너지 협력 강화에 방점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경제·사회·국민 보호 등 민생에 직결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시장 불안정성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양국 모두 원유 수입을 중동 국가들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만큼 에너지 수급 문제가 핵심 민생 현안으로 떠오른 탓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양 정상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핵심 에너지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원유 및 석유제품의 스와프와 상호 공급, 원유 조달 및 운송 분야 협력을 비롯해 LNG 수급 협력과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이행방안은 양국의 산업당국이 협의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의 협력 필요성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동북아 지역이 경제·안보 등 여러 측면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만큼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공동언론발표에서 중국 관련 언급은 하지 않은 채 “현재 국제 상황을 감안하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일·미 동맹, 한·미 동맹 그리고 그 전략적인 연대를 통한 억지력, 대처 능력의 유지 및 강화를 포함해 일·한(한·일) 양국이 능동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대통령과 저는 이러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일 정상회담장에서 맞은편에 앉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 두 번째)와 확대 회담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4개월 만에 다카이치 총리와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게 됐는데, 한·일 관계 역사상 최초”라며 “오늘 회담이 최상의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한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일 정상회담장에서 맞은편에 앉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 두 번째)와 확대 회담을 갖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4개월 만에 다카이치 총리와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게 됐는데, 한·일 관계 역사상 최초”라며 “오늘 회담이 최상의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한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셔틀외교 공고화… 정상 간 신뢰 강화

 

양 정상은 지난 1월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논의한 다양한 분야의 실질협력 방안들이 각급에서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진전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가진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호혜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기반을 강화한다면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이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우주 탐사, 바이오 등 양국 간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했다. 양국은 AI 시대에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하회마을서 선유줄불놀이 관람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마치고 하회마을로 이동해 선유줄불놀이를 감상하고 있다. 선유줄불놀이는 공중에 길게 건 줄에 숯가루를 넣은 봉지를 매달아 불을 붙인 뒤 불꽃이 허공에 흩날리는 장관을 즐기는 민속놀이다. 청와대 제공
하회마을서 선유줄불놀이 관람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세 번째 정상회담을 마치고 하회마을로 이동해 선유줄불놀이를 감상하고 있다. 선유줄불놀이는 공중에 길게 건 줄에 숯가루를 넣은 봉지를 매달아 불을 붙인 뒤 불꽃이 허공에 흩날리는 장관을 즐기는 민속놀이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정상 간 친분과 신뢰 관계가 탄탄하게 구축되면 현안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추후 난제가 나타나더라도 이를 해소해 나가는 기틀이 될 수 있다는 기조 아래 우호 강화를 이번 회담의 주안점으로 뒀다. 이견이 없는 분야부터 차근차근 협력을 늘려가면서 관계 개선 성과를 축적하고, 이러한 에너지를 쌓아 추후에는 과거사 문제 등 양국 앞에 놓인 어려운 문제들도 풀어나간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도 곧 시작된다. 그간 외교당국 간의 긴밀한 실무협의를 통해 DNA 감정의 구체적 절차와 방법에 합의했다”며 “우리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인도주의적 사안부터 협력해 나가는 작지만 매우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안정 궤도에 올랐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준 자리로도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의 또 다른 아름다운 지역에서 총리님을 다시 뵙고 진솔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언급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다음 방문지는) 온천으로 할까요, 어디로 할까요”라며 “정말 기대가 많이 된다. 아름다운 곳으로 모시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