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반환 후 최초 ‘전원 소집’… 홍콩 독자성 지우고 기강 잡는 中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전원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국가사무 연수에 나선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입법회 전체 의원이 한꺼번에 중국 본토를 찾아 연수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선거제 개편과 ‘애국자 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 원칙을 통해 홍콩 정치권을 재편한 데 이어 정치·행정적 통합과 국가 정체성 주입을 위한 전방위적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오성홍기. AFP연합뉴스
오성홍기. AFP연합뉴스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스태리 리 홍콩 입법회 주석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체 입법회 의원들이 7월19∼25일 베이징에서 국가사무 연수 및 시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리 주석은 “홍콩 반환 이후 처음으로 전체 의원이 베이징에서 연수·시찰을 진행하는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홍콩 입법회는 이날 관련 세부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콩 의원들은 일주일 간의 베이징 연수 기간 중국공산당 중앙 홍콩·마카오판공실 등 중앙정부 주요 기관을 방문하고 현지 전문가 강연과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강연 주제는 중국 지도부의 통치 이념과 국가 발전 전략을 비롯해 국가 5개년 계획 수립 과정, 국제 정세와 지정학 구도, 국가안보, 디지털 중국 건설 등으로 짜였다. 사실상 중앙정부의 정책 기조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한 사상 교육의 성격이 짙다.

 

의원들은 또 우주항공, 정보기술 응용, 전통 산업의 녹색 전환, 신에너지 교통, 인공지능(AI) 등 중국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신품질생산력’ 산업 현장도 대거 시찰한다. 신품질생산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첨단 기술과 혁신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 전환을 강조하며 전면에 내세운 핵심 경제 구상이다. 리 주석은 이번 연수가 홍콩 정부의 첫 ‘홍콩 5개년 계획’ 수립과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전원 연수를 두고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행 처리한 이후 범민주 진영의 씨를 말리는 선거제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현재 홍콩 입법회는 사실상 야당이나 반대파 없이 전원 친중 성향 의원으로만 채워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