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을 요구한 여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르려고 한 20대가 재판부의 선처로 옥살이를 면했다.
전주지법 형사11부(이영은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21일 오전 5시 12분께 전 여자친구 B(25)씨가 사는 전주시 덕진구의 한 빌라 주방에 휴지 등을 쌓아놓고 그 위에 담배꽁초를 던져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한 시간 전 112에 전화를 걸어 "여자친구가 연락을 안 받는다. 실종된 것 같다"고 신고했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여자친구 신변에는 이상 없으니 귀가하라"고 안내하자 이 빌라를 찾아갔다.
A씨는 이후 B씨의 빌라에 침입해 담배꽁초를 던지고는 다시 "내가 지금 그 빌라에 있다. 여자친구를 데려오라"고 112에 신고했다.
신고 내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경찰관은 재차 현장에 출동, 무언가 불에 타는 듯한 냄새를 맡고 불길이 번지기 전에 담배꽁초 등에 붙은 불을 껐다.
A씨는 이 일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올해 3월 11일에는 아랫집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고 내려가 입주민을 협박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자친구로부터 '헤어지자'라는 말을 듣고는 술에 취해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가 소란을 피우면서 방화까지 시도했다"며 "그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졌다면 자칫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현재 '간헐성 폭발성 장애' 등으로 장기적인 입원 치료를 받는 중이고 스스로 치료받겠다는 의사가 있다"며 "이런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기보다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기회를 주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지 않는 대신 보호관찰을 명하면서 '피해자(B씨) 의사에 반해 피해자 또는 그 가족에게 어떠한 방법으로도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 것', '정기적으로 전문의에게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등에 관한 검진을 받을 것' 등의 특별준수사항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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