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아시아 국가들이 초반 기대 이상 선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월드컵에서 승점을 거두지 못했던 카타르가 유럽 팀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골로 팀 사상 첫 승점을 수확했다.
카타르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와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고 승점 1점을 챙겼다. 카타르 대표팀 역사상 첫 승점이다.
FIFA 랭킹 56위인 카타르는 스위스(19위)에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스위스는 슈팅 수 27개로 카타르(6개)를 압도했고, 전반 17분엔 브릴 엠볼로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선제골도 가져갔다. 다만 좀처럼 추가점이 나오질 않았다. 카타르는 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까지도 공격 라인을 올리지 않으며 수비에 치중하더니 정규시간 종료 직전부터 공세로 전환했다. 카타르는 결국 후반 추가시간 4분 부알람 후히가 크로스를 받아 문전 헤더를 꽂으면서 극적인 1-1 무승부를 완성했다.
오프사이드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만든 결과라 더 값졌다. 상황은 스위스가 선취 득점을 가져갔던 전반 17분 나왔다. 레모 프로일러(스위스)가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다가 골키퍼 마흐무드 아부나다(카타르)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런데 당시 리플레이 상황에서 프로일러가 오프사이드 위치처럼 보였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쳤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논란을 키운 건 FIFA의 조치다. FIFA는 오프사이드 여부를 정확히 보여주는 SAOT 그래픽 화면을 중계방송에 송출하지 않아 팬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영국 ITV 해설위원 게리 네빌은 이를 두고 “독재”라며 “시청자와 우리 모두 오프사이드라고 생각하는데 FIFA가 이를 증명할 판독 화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증거를 내부적으로만 쥐고 보여주진 않는다는 발상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카타르는 이후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기에 동점골로 패배를 지웠다.
카타르 입장에선 ‘출전권 확대’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를 바꿀 수 있는 경기기도 했다.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카타르는 2022 카타르 대회 때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올랐으나 3전 전패에 그쳤다. 이번 대회도 본선에 올랐지만 참가국 확대(48개국), 아시아 국가 출전권 확대(8.5장)의 결과일 뿐 강호들을 상대하기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랐지만, 극적인 골로 유럽 강호에게 일격을 가하는 데 성공했다.
아시아 대륙 출전국들은 대회 시작 전까지 출전권 확대가 대회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대회 초반 한국이 체코를 2-1로 잡았고, 카타르까지 무승부를 거두는 등 아시아 국가들이 초반 선전하는 모양새다. 일본 등 강호로 꼽히는 국가까지 선전한다면 대회 전 비판 목소리도 잦아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