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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 마법”…충북 단양 마을에 웃음꽃 피우다

갈등을 지나 ‘우리 마을’로 변화
마을별 500만원의 행복마을사업 단초
지속가능한 성장에 제도적 뒷받침

“마을은 공동체입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유암1리 정철영(54) 이장은 마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을 이렇게 정의했다. 과거 상유암과 하유암으로 나뉘어 각자도생하던 마을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고령화로 인한 안전 공백, 흩어진 공동체 의식이라는 높은 벽을 ‘1일 칭찬하기’ ‘1일 안부 전하기’ ‘주민화합 한마당’ ‘마을 밴드’ 등이 조금씩 허물었다. 정 이장은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마을에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충북 단양군 영춘면 유암1리 주민들이 2022년 2단계 행복마을사업 선정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 영춘면 유암1리 주민들이 2022년 2단계 행복마을사업 선정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단양 지역의 다른 마을들도 저마다의 난관을 힘겹게 넘어섰다. 단성면 고평리는 주민의 66%가 귀농·귀촌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원주민과의 갈등이 깊었다. 큰 소리가 오가던 회의 문화는 민주적인 운영위원회로 바뀌었고 재능기부를 통해 쓰레기장을 마을 쉼터로 탈바꿈시키며 화합의 꽃을 피웠다. 대강면 직티리는 마을에서 생산하는 피를 활용해 요리법을 개발하는 ‘피차 연구회’와 ‘음악 동아리’로, 천동리는 매주 화요일 ‘정기 청소의 날’을 통해 방치된 폐비닐 문제를 해결하며 신뢰를 회복했다. 이들 지역은 주민들 스스로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과정을 거치며 자생적인 공동체로 거듭났다.

 

이런 변화에는 충북도의 ‘행복마을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저발전 지역의 낙후마을을 선정해 단계별로 지원하는 주민 주도형이다. 1단계(500만원)에서는 환경정비와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2단계(2000만~5000만원)에서는 마을 숙원사업을 구체화해 실질적인 생활 편의와 소득 창출을 도모한다.

 

예산 집행은 투명했다. 마을 대표자가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정산 절차를 밟는 방식은 주민들에게 ‘내 마을을 내 손으로 가꾼다’는 책임감을 심어주었다. 이는 관 주도의 하향식 사업이 아닌 주민 스스로 계획하고 집행하는 상향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충북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 주민들이 행복마을사업 중 휴식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 주민들이 행복마을사업 중 휴식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 대강면 직티리 주민들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 회원들이 마을에서 연습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 대강면 직티리 주민들로 구성된 음악 동아리 회원들이 마을에서 연습하고 있다. 단양군 제공

단양군은 행복마을사업의 성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미 구축된 민주적 의사결정 체계와 자발적 조직을 통해 외부 지원 없이도 마을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자립 기반’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주민 역량 중심인 재능기부와 마을 청소 등 큰 예산 지원 없이 주민 의지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집수리 봉사 등 자생적 기반도 구축한다.

 

특히 사업 종료 후에도 다른 국·도비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연계하는 전문 상담제를 도입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행복마을사업 참여 마을은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최대 150억원),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새뜰사업),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 등 큰 규모의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속적인 마을 발전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행복마을사업은 작은 예산으로 주민들이 갈등을 풀고 스스로 마을의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는 ‘사람 중심’의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각 마을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를 가치화해 주민이 행복하고 외부인도 찾는 단양형 공동체 성공 사례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