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인 1에이전트’ 도입 등을 강조하며, 경영진과 구성원의 신속한 AX(인공지능 전환)를 주문했다. 인공지능(AI) 도입을 머뭇거리다간 추후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단 우려에 재계 총수들이 직접 AX를 언급하며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13일 경기도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임직원들을 만나 “지금은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며 “지금 실행하지 않는다면 메모리 산업이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올해 포럼은 SK그룹 경영진이 주도하는 ‘경영전략회의’와 구성원들이 기술 이슈를 토론하는 ‘이천포럼’을 통합해 열린 첫 행사로,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었다.
최 회장은 AX의 첫 단계로 각자의 업무를 재정의하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한 ‘1인 1에이전트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는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업무 목표를 이해하고, 자료 검색·요약·문서 작성·일정 관리 등 필요한 작업을 단계적으로 수행하는 AI 비서형 시스템을 말한다.
그는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줄, 정말로 ‘우리의 일’을 도와주는 AI가 필요하다”며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저 역시 에이전트를 수도 없이 만들어 각 회사의 경영진·구성원과 함께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 자신의 아바타를 수십 개 만들어, 각 그룹사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끼리도 소통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AI 산업을 전망하며 SK그룹의 경쟁력을 진단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전기화 능력을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의 사업영역들은 AI 시대를 열어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예시를 직접 선보였다. ‘스카이(SKAI)’라는 이름의 AI 에이전트가 경영진 논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 발표하고, 컨설턴트·임원·50대 구성원으로 구성된 AI 패널이 현업 구성원들과 함께 토론에 참여했다. 행사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포함한 경영진 5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 뿐만이 아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 주도하에 전자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시작으로 전 관계사에 외부 AI 서비스를 도입한다. 앞으로 DX부문 임직원들은 사내에서 챗GPT,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클로드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정 1개 AI 서비스에 한정하지 않고, 임직원들이 업무별 특성과 목적에 적합한 AI를 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우려로 외부 AI 대신 자체 AI ‘가우스’ 사용을 독려해왔던 삼성전자가 전향적으로 정책을 바꾼 배경에는 이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한다. 해외 경쟁사들이 우수한 AI를 경영 전반에 적용해 치고 나갈 때 삼성전자가 ‘AI 쇄국’을 고집하다간 뒤처질 것을 우려한 이 회장이 방침을 바꿨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연구개발(R&D)부터 생산, 마케팅, 지원 등 모든 업무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