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전 세계 개인투자자를 겨냥한 '팬덤 공모'를 택했지만 정작 한국 투자자들은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했다.
미국·영국·일본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나눠 가진 것과 대조적으로,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의 배정 물량이 최종 과정에서 전량 삭감됐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1일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하고 보통주(A주) 5억5천556만 주를 매각해 750억 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이후 주관사들이 추가 배정 옵션(그린슈)까지 행사하면서 최종 발행 주식 수는 6억3천889만 주로 늘었고 조달액도 857억 달러(약 130조)로 증가했다. 이는 종전 최고 기록인 사우디 아람코의 290억 달러의 약 3배 수준이다.
특히 IPO 공모 물량의 최대 30%를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한다는 파격적인 구조 덕에 청약 열기는 더욱 거셌다. 실제 최종 개인 배정 비율은 20%로 낮아졌으며 글로벌청약 수요는 1천억 달러(약 152조원)를 웃돌았다.
국가별로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두터운 혜택을 받았다. 로빈후드·찰스슈와브·피델리티·소파이 등 주요 개인 대상 증권사를 통해 청약을 신청한 적격 고객은 전원 최소 1주 이상을 배정받았다. 로빈후드 청약자만 85만5천424명에 달했다.
월가에서는 이번 배정 방식이 그간 대형 IPO에서 소외됐던 개인투자자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스페이스X는 또 IPO의 흥행을 위해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역별 공모 방식을 택했다.
일본에서는 1조 엔(약 9조4천억원) 넘는 청약이 몰렸고, 최종적으로 1천630만 주, 22억 달러(약 3조3천300억원)어치가 배정됐다. SBI증권·라쿠텐증권·미즈호증권 등 3개 증권사를 통해 추첨 방식으로 배정이 이뤄졌다.
영국에서는 약 10억 달러의 청약에 3억6천400만 달러(약 5천520억원)어치가,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 투자자에게는 25억 달러 청약에 6억 달러(약 9천90억원)어치가 각각 배정됐다. 청약 수요 대비 배정 비율이 낮아 유럽 투자자들도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그나마 일부라도 받은 것과 달리 한국은 상황이 달랐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에 당초 231만여 주가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단계에서 물량을 전량 회수했다.
그린슈 행사로 발행 주식 수까지 늘어난 상황에서도 한국만 소외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청약 증거금 전액을 환불하며 "고객 불편에 송구하다"고 밝혔으나, 물량 확정 전 박현주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적극 홍보에 나섰다는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기한을 정하지 않고 미래에셋증권 검사에 착수했으며 내부통제 문제까지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이틀째인 15일 공모가 대비 42.6% 오른 192.5달러로 마감, 시가총액이 2조5천억 달러로 뛰며 단숨에 세계 6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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