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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예일, 20년 만에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 출간

강원 영월 출신으로 ‘민둥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작가 서예일이 20년 만에 청소년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서 작가가 2005년 출간한 장편소설 ‘내가 먹은 빨간 사과에는 일곱 난장이가 없었다’ 이후 20여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조선 제6대 임금 단종의 삶을 오늘날 청소년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16일 출판사 퍼플에 따르면 강원도 영월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작가 서예일의 청소년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가 지난 15일 출간됐다.

 

‘민둥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작가 서예일이 20년 만에 출간한 청소년 역사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 표지. 서예일 작가 제공
‘민둥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작가 서예일이 20년 만에 출간한 청소년 역사 장편소설 ‘나는 왕이 아니었다’ 표지. 서예일 작가 제공 

소설은 단종문화제에서 어린 단종 역할을 맡아 어가행렬에 참여했던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뒤, 570여년 전 조선의 단종으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21세기를 살아가던 평범한 청소년이 어느 날 갑자기 왕이 돼 역사 속 비극의 중심에 서게 된다는 독특한 설정은 청소년 독자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인공은 권력을 둘러싼 신하들의 이해관계와 정치적 갈등 속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으며 성장해 간다. 또 자신이 알고 있는 단종의 비극적인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왕이라는 자리가 결코 자신의 의지만으로 역사를 바꿀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기존 역사소설과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역사적 사건이나 정치적 대립을 중심에 두기보다 열두 살 소년 단종의 내면과 감정에 집중한다. 왕위에 오른 어린 소년이 느꼈을 두려움과 외로움, 책임감과 상실감을 현대 청소년의 언어로 풀어내며 역사 속 인물을 살아 있는 인간으로 되살려냈다.

 

특히 수양대군과 김종서를 단순히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각자의 신념과 시대적 상황 속에서 행동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역사를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선악의 단순한 구도를 넘어 권력과 인간, 선택과 책임이라는 보편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다.

 

작가 서예일은 강원도 영월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단종의 능인 장릉과 청령포를 가까이에서 접하며 성장했고, 어린 시절부터 단종의 삶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지난 20여년 간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독서논술 강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청소년들을 만나왔다. 진로와 경쟁, 관계와 미래에 대한 고민 속에 살아가는 청소년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은 작품 속 어린 단종의 심리와 성장 과정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

 

서예일 작가는 “학교에서 배우는 단종의 역사는 대부분 어른들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반면, 이 작품에서는 왕이기 전에 한 명의 아이였던 단종의 마음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오늘의 청소년들이 단종을 역사 속 비극의 왕이 아니라 자신과 같은 또래의 소년으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