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U)도 우크라이나를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취재진에 “우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프랑스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은 동의했다”며 “모두 함께 만날 매우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텔레그램을 통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신과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서 만나는 방안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이번 기회마저 거부한다면 더 큰 압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서 이란전 종전 다음 과제로 러·우 전쟁 종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각각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모두 대화를 나눴다며 “아마도 그 문제에서도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두 사람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이 G7 공식 초청장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초청을 받았더라도 푸틴 대통령이 직접 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는 공개적으로 회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러시아가 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협상 중재 욕구를 자극하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EU 가입 논의도 시작됐다. EU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27개 회원국 외무장관과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위한 첫 클러스터(단계) 협상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한 타라스 카츠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는 EU 가입이 우리의 꿈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의 안보와 장기적인 번영이라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핵심 외교 목표로 삼아 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직후 이웃 몰도바와 나란히 EU 가입 신청을 내 그해 6월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다.
EU는 2024년 6월 두 나라와 가입 논의를 시작하려 했지만, 당시 헝가리를 이끌던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의 반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르반 전 총리가 지난 4월 16년의 집권을 끝으로 실각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우크라이나가 EU에 합류하기 위해선 법치, 안보, 환경, 농업 등 6개의 주제별 클러스터로 나뉜 35개의 챕터를 협의해야 한다. EU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U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수행할 러시아 군인들을 훈련해왔다는 보도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가 이 같은 평가의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각국 외무장관이 논의 과정에서 몇몇 중국 기관에 대한 제재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지난해 러시아 군인 약 200명에 비밀 훈련을 제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U가 추가 제재에 나설 경우 중국과 EU 간 긴장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