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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 구조’ 중견기업도 영향권… 법적 분쟁 쏟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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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위, 사용자성 줄인정 파장

정부·노동위 판단 기준 서로 달라
대응 곤란 기업, 법원 판단 불가피

사용자성 확대 사례 쌓여갈수록
중견·중기 대상 노조 조직화 늘 듯

7월 중노위 재심 판단 줄줄이 예고
재계, 원·하청 공동 하투 여부 촉각

“현대차와 한화오션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 비핵심 업무에서 첫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사례가 됐는데, 기업에 불리한 선례가 쌓일수록 원·하청 교섭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 이들 기업의 대응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결국 법적 분쟁을 통해 기준을 명확히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한 재계 관계자는 16일 노동위원회의 현대차·한화오션 사용자성 판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는 5000개가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협력사를 지닌 제조업체로서 상징성이 크고, 한화오션은 최근 실적 개선에 힘입어 협력사 성과급 지원에 나서는 등 원·하청 보상 체계가 쟁점으로 떠오른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양재동 현대차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현대차가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근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번 사건에 참여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10개 지회가 현대차 남양연구소, 아산·울산·전주공장과 차량 판매 대리점의 연구·생산직, 보안직, 판매직, 구내식당 업무직 등 직군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직뿐 아니라 연구·판매·보안과 비핵심 업무까지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될 경우 대·중소기업을 가르지 않고 전국 대부분 사업장이 유사한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대상이 아니라고 제시한 구내식당 등을 노동위가 인정하면서 정부의 불명확한 기준으로는 기업들이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성토도 나온다. 결국 법적 분쟁을 통해 판단 기준을 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기업 소속 노무사 A씨는 “지금은 현대차나 한화오션 같은 대기업 사례가 주목받고 있지만 원·하청 구조는 중견·중소기업에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며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계속 확대되면 산업 현장 전반으로 갈등이 확산될 수 있어 법원 판단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처럼 급식·세탁 업무를 외주화한 사업장은 전국에 수두룩하다. 사내 식당을 두고 있지 않은 중소기업들도 청소 등은 대부분 외부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용자성 인정 사례가 늘어날수록 중견·중소기업 용역업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상급노동단체의 조직화 움직임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A씨는 “청소·경비 등 용역업체 노동자 몇 명이 민주노총 산하 노조에 가입하는 것만으로도 상급단체가 해당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며 “노무 전담 조직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갑자기 교섭 절차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극심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분쟁이 발생하면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외주업체를 교체할 수도 없다. 교체 시도 시 사업주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징역형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인다. 연합뉴스

재계는 올해 하반기 원·하청 공동 하투(夏鬪)가 벌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000곳이 넘는 하청노조가 원청 430여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고, 지방노동위원회는 90%에 가까운 비율로 접수된 사건(80건)에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현대차는 초심인 지방노동위원회 판단을 지난 15일 받았고, 한화오션은 같은 날 재심인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았다. 현대차와 한화오션은 각각 지노위, 중노위로부터 결정문을 송달받은 이후 재심(현대차), 법적 대응(한화오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 이외에도 중노위 재심 판단이 줄줄이 예정된 7월이 노란봉투법의 실질적 파급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은 현재 원청 노조의 임금·성과급 인상 요구에 대응하며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와 이들의 성과급 지급 요구가 더해질 경우 원·하청 노조의 ‘공동 하투’가 벌어지며 산업계 혼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원·하청 교섭 요구가 선례를 타고 확산되면 산업 현장의 갈등과 대립이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며 “기업들의 노무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