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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혼인경력까지 털렸다”…듀오·티빙 정보유출 소송에 9만명 몰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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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업체 듀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유출 사실이 알려진 뒤 이용자들이 잇따라 집단 대응에 나서면서 소송 참여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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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LKB평산이 대리하는 듀오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소송 원고는 총 1072명으로 집계됐다. LKB평산 측 집계로 1차 소송 46명, 2차 소송 455명에 이어 571명이 추가로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들이 청구한 금액은 1인당 100만원이다. 변호인단은 향후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협박 등 2차 피해가 확인될 경우 청구액을 확대할 계획이다.

 

1차 소송은 이미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김노아 판사는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다.

 

이번 사건은 유출 규모보다 유출된 정보의 성격이 더 큰 논란거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듀오에서는 개인정보를 취급하던 직원의 업무용 PC가 해킹되면서 정회원 42만7464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해커는 지난해 1월 직원 PC에 악성코드를 심어 데이터베이스(DB) 서버 계정 정보를 확보한 뒤 회원 DB에 접속했다.

 

이름과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번호는 물론 신장, 체중, 혈액형, 종교, 혼인경력, 직장명, 학력 등 민감한 정보도 포함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확인 결과 현재 정회원과 탈퇴 회원의 부동산·현금 등 재산 보유액과 원천징수 내역까지 유출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결혼정보업체 특성상 이용자의 신상과 사생활 정보가 광범위하게 담겨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개인정보 유출보다 파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듀오에 과징금 11억9700만원과 과태료 1320만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처리방침에 적힌 보유기간 5년이 지난 정회원 정보 29만8566건을 파기하지 않은 점도 처분 사유에 포함됐다.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72시간을 넘겨 신고가 지연된 점, 정보주체에게 유출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변호인단은 탈퇴 회원과 장기 미이용자의 정보가 오랜 기간 보관된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방침이다.

 

정태원 LKB평산 집단소송센터장은 “이번 사건은 인격과 사생활 전반이 노출된 사건”이라며 “오래전 가입자와 탈퇴 회원 정보까지 장기간 보관됐다면 그 책임은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소송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법무법인 지향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건 관련 이용자 9만377명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혔다. 청구액은 1인당 30만원이다.

 

지향은 앞서 이용자 1051명을 대리해 서울중앙지법에 1차 소장을 제출했다. 지향 측은 5만명 수준이던 참여 신청 규모가 하루 만에 9만명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티빙은 외부의 데이터베이스(DB) 비인가 접근으로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공지했다. 유출 항목에는 회원 ID와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뿐 아니라 연계정보(CI), 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이 포함됐다.

 

CI와 DI는 온라인 서비스에서 본인 식별과 중복 가입 확인에 활용되는 정보다. 주민등록번호처럼 직접 사용되는 정보는 아니지만 여러 서비스 정보와 결합될 경우 추가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사건 모두 쟁점은 단순히 개인정보가 유출됐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개인정보를 필요 이상으로 보관한 것은 아닌지, 사고 발생 후 이용자들에게 유출 사실과 피해 가능성을 충분히 알렸는지, 유출된 정보의 민감성이 어느 정도인지 등이 재판 과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름이나 연락처는 변경이 가능하지만 생년월일, 혼인 이력, 신체정보, CI 등은 한 번 유출되면 사실상 회복이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한 위자료 청구를 넘어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보호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가늠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