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VIP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이자 반도체 실리콘 부품을 제조하는 월덱스 보수한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VIP운용은 17일 오는 29일 개최하는 월덱스 임시주주총회에 올라오는 ‘이사 보수 안건’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안건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VIP운용은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도 나선다.
월덱스는 지난 2008년 상장한 코스닥 기업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실리콘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배종식 월덱스 대표이사가 지분율 34.79% 확보 중이며 VIP운용이 지분율 15.6%로 2대 주주다. VIP운용은 지난해 7월 월덱스 지분 5.98%를 취득한 후 꾸준히 지분율을 늘려왔다.
VIP운용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반주주 반대로 부결됐던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월덱스 이사회가 실질적인 수정 없이 두 달 만에 다시 상정했다”며 “이사 보수정책의 합리성과 주주환원 정상화를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한다”고 밝혔다.
앞서 월덱스 이사회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30억원 늘리는 안건을 올렸다. 아울러 임기 만료 전 해임 시 최근 3년 평균 보수의 최대 20배를 특별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황금낙하산’조항 신설을 추진했다.
황금낙하산 조항은 주주가치 훼손 비판으로 철회됐고 보수한도도 100억원에서 80억원으로 기존보다 10억원 낮춰 다시 올라왔지만 주총에서 찬성 30.8%, 반대 69.2%로 부결됐다. VIP운용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보수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분명한 거부 의사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덱스 이사회는 오는 29일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보수한도를 80억원으로 올리는 안건을 올렸다. 대신 대표이사 보수와 나머지 사내이사 보수를 분리해 표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배종식 대표이사 스스로가 자신의 보수한도를 높이는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VIP운용은 “배 대표 본인은 본인 보수한도 안건에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지만 사내이사인 두 자녀(배영수·배기화)의 보수 안건에는 배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는 쪼개기 표결이고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일반주주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VIP운용은 “이사보수한도 확대에 반대하는 건 경영진 보수와 주주환원 규모 사이의 불균형 때문”이라며 “월덱스는 최근 3년 간 약 16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전체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은 36억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월덱스의 3년 평균 배당성향은 약 2.3%에 그쳤다. 같은 기간 배 대표에게 지급된 누적 보수는 약 40억원이다. 월덱스 전체 주주가 받은 배당금보다 배 대표 1명이 받아간 보수가 훨씬 많은 것이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회사는 부결된 안건을 다시 상정하기에 앞서 일반주주들이 납득할 만한 경영진 보수 기준을 제시하고 주주환원 개선 방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임시주총 안건에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주주들은 VIP운용에 의결권을 위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