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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해변 덮친 고등어 집단 폐사…원인은 ‘참다랑어 어획과 이상 수온’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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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연곡해변에 고등어 사체 수백 마리 밀려와
강릉 연곡 해변으로 밀려온 고등어 사체. 사진=연합뉴스
강릉 연곡 해변으로 밀려온 고등어 사체. 사진=연합뉴스

강원도 강릉 연곡해변에서 고등어와 청어 등 어류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해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현상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동해안에서 급증한 참다랑어 조업 과정의 부수 폐사와 급격한 해양 수온 변화를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7일 강원도와 강릉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강릉 연곡해변 일대에 고등어와 청어 등 폐사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밀려왔다. 폐사체들이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유입되면서 현장에서는 심한 악취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현장을 목격한 제보자는 “고등어 새끼처럼 보이는 물고기와 여러 어종이 섞여 계속 바다에서 떠밀려 오고 있었으며 악취가 매우 심했다”고 전했다. 고등어 사체는 연곡해변뿐만 아니라 인근 경포해변 등에서도 함께 목격됐다.

 

강릉시는 이번 현상이 해양오염에 의한 폐사일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오염물질 유입 등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최근 참다랑어 어획이 늘어난 상황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망 어선이 참다랑어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함께 갇힌 소형 어류가 충격을 받아 폐사하는 경우가 잦다”며 “이러한 폐사체가 조류와 파도에 의해 해안가로 밀려왔을 물리적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동해안에서는 참다랑어가 연안 가까이 대거 접근하면서 정치망 어선들의 어획량이 급증하고 있다.

 

참다랑어는 멸치와 고등어 치어, 전갱이류 등 소형 어종을 주로 잡아먹는 대표적인 포식 어종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동해 표층 수온 상승으로 인해 난류성 회유 어종이 북상하여 연안에 접근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고등어 폐사에 앞서 지난 10일 새벽 경포해수욕장에서는 멸치떼가 100m 이상 띠를 이루며 밀려나오는 좌초 현상이 발생했다. 파도에 밀려 올라온 멸치들은 백사장 곳곳에 길게 줄지어 늘어섰다. 일부 멸치는 발견 당시까지 살아있는 상태였다.

 

경포해수욕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멸치떼가 해변으로 올라온 것은 올해 처음이다. 하지만 여름철 동해안 전역을 기준으로는 유사한 소형 어류 좌초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멸치떼가 해변으로 몰린 주된 원인을 포식자 회피와 수온 변화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고등어와 청어 등 상위 포식자에 쫓긴 멸치떼가 생존을 위해 얕은 해안으로 도망치다 백사장으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최근 강릉 일대에서 청어가 대량으로 어획되고 있는 사실이 이러한 포식 관계의 뚜렷한 근거로 작용한다. 둘째는 냉수대 형성에 따른 급격한 수온 하락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안 수온의 극단적 편차 현상이 해양 생물 집단 폐사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관측 자료에 따르면 최근 동해의 전반적인 표층 수온은 과거 대비 상승해 참다랑어 등 난류성 포식종의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반면 남풍 계열의 바람이 불 때 심해의 찬 바닷물이 표면으로 솟아오르는 연안 용승 현상이 국지적으로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수온이 섭씨 5도 이상 급감한다.

 

이처럼 극단적인 수온 변화 조건에 노출된 소형 어류들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유영 능력이 저하되는 등 심각한 생리적 충격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난류화에 따른 어장 형성 위치 변화와 돌발적인 냉수대 출현이라는 상반된 해양 물리 현상이 겹치면서, 동해 연안의 어류 좌초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울산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과 강릉 해변 어류 좌초를 연결 짓는 루머가 확산하기도 했다. 울산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2.9 지진 시각과 경포해변 멸치떼 발견 시점이 우연히 겹쳤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재난 전조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양생태계 전문가들과 지진 학자들은 해양 생물의 이상 행동과 지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해당 울산 해역 지진은 깊이 20㎞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2.9 미소지진이다. 이는 물리적 피해는 물론 인체 감지조차 어려운 수준이므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강릉 해역의 생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없다.

 

동해 표층 수온 상승으로 난류성 회유 어종의 연안 접근이 늘고 있어 이번 사례에서처럼 정치망에 함께 갇히는 소형 어류의 부수 폐사도 구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강릉시는 해안가에 밀려온 폐사 어류를 신속히 수거하며 정확한 원인을 다각도로 파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