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천명관 “한국전쟁 비극, 우리 사회의 지형 근원”

10년 만에 소설 ‘아코디언’ 출간
상흔 속 소년의 성장 과정 그려

장편소설 ‘고래’로 2023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천명관(사진, 왼쪽)이 10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아코디언’(창비)을 들고 돌아왔다. 천 작가는 17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작 배경과 집필 과정, 작품 내용 등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품은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195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엄혹한 현실을 마주한 소년 ‘동이’가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이는 비참한 삶의 밑바닥에서 앞을 보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맑고 깊은 목소리를 지닌 소녀 ‘연이’, 한 팔로 누구보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깜상’, 다리로 걷지 못하지만 영리한 두뇌로 세상의 이치를 읽어내는 ‘거북이’ 등을 만나게 된다. 폭력과 약육강식의 아비규환 같은 세상에서 동이는 이들 친구들과 함께 고물덩이 가운데 주운 한 대의 아코디언이 어우러지며 ‘생의 합주’를 생동감 있게 들려준다. “‘고래’를 발표한 뒤에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한국전쟁이야말로 인류사에 드문 거대한 비극이면서도 지금의 한국 사회의 지형을 만든 근원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는 2012년 ‘길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연재하다가 영화판에 발을 들이면서 작품을 마치지 못했다. 10년 만에 다시 돌아와보니 써놓은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3년간의 대대적인 개고를 거쳐 ‘아코디언’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냈다.

1964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명관은 2003년 단편소설 ‘프랭크와 나’가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장편소설 ‘고래’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