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점차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중앙일보 회사채에도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고, 개인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계열사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금 손실 위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조기 상환 의무’ 생긴 중앙일보 “실질 지급 능력과는 무관”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전날 총 1370억원 규모의 상장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돈을 빌린 사람이 만기까지 돈을 갚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잃어 채권자들이 만기와 상관없이 즉시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계열사들의 연쇄 회생 신청 여파로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만기 전 조기 상환 의무가 생긴 것이다. 중앙일보의 4개 채권 잔액은 총 1370억원으로 파악됐다.
중앙일보는 이날 “해당 사채의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 회사의 실질적 지급 능력과는 무관하며, 워크아웃 절차에 따른 채권자 형평성 유지를 위해 만기 전 상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앙그룹의 회생은 자산 매각과 투자 유치 여부에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민규 변호사(법무법인 한수)는 콘텐트리중앙 자회사 피닉스스포츠가 보유한 2026~2032년 올림픽·월드컵 단독 중계권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이 변호사는 “약 7000억원 규모의 중계권 계약이 회생 M&A(인수합병)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중계권 계약 조건이 원활하게 조정되면 핵심 자산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인수 부담을 키워 거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는 스페이스X, 외인은 삼전닉스 쓸어담기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 상장 당일 1조2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폭풍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와 토스증권 통계를 집계한 결과 개인투자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를 1조2346억원(8억850만 달러) 순매수했다. 스페이스X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당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가 쏟아부은 자금만 1조원이 넘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는 스페이스X 상장 전인 지난 4일에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정방향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ETF)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을 7852억원(5억1422만 달러) 순매수했다. 스페이스X 순매수 규모는 이보다 1.5배 많았다.
국내시장복귀계좌(RIA) 세제 혜택이 지난달 종료된 데다 미·이란 종전 선언으로 미국 증시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다시 미국 증시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16일 3거래일간 개인투자자는 9조59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 매도 규모만 약 3조원에 달했다.
반대로 국내 증시에서 역대 최장 기간 매도세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삼성전기 3종목에만 3조4438억원을 투입해 쓸어담았다.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는 5조86억원을 순매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