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퇴임을 앞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여름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현장을 찾아 구슬땀을 쏟았다. 장마철이 시작되기 직전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도정 철학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제방도로가 유실되고 교량이 붕괴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던 가평군 상면 연하리 십이탄천 재해복구사업 현장을 17일 방문했다. 수해 직후 장갑을 끼고 토사를 퍼내며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건의했던 곳이다.
현장을 꼼꼼히 둘러본 그는 “당시 수재민이 많아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이번에 공사한 복구 현장이 올여름 철저한 사전 예방책이 될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차질 없게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도는 현재 국비 2020억원과 도비 274억원 등 총 2581억원을 투입해 가평군 전역의 재해복구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천 111곳과 산림 81곳 등 공공시설 329곳 가운데 98.2%에 달하는 323곳의 복구를 마쳤다. 장기 공사가 필요한 개선복구사업지 6곳에 대해선 수충부(물길이 부딪혀 파손되는 부분) 구간의 사전 조치를 우기 전에 마칠 방침이다.
도는 단순 복구를 넘어 재해 대응 체계의 전면 재설계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하천 준설 작업을 정비한 데 이어 구조적 취약 구간 7곳의 정비를 이달 말까지 매듭짓는다. 가평에 1600여대의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위기 징후 발생 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예·경보 시설을 통해 도민에게 상황을 즉각 전파할 시스템도 갖췄다.
이날 김 지사의 행보는 안전 점검에만 그치지 않았다. 점검을 마친 김 지사는 조종면 우목골 마을로 이동해 도청 공무원들과 함께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수해로 침수돼 토사와 비닐 천막으로 뒤엉켰던 포도 농가에서 초록빛으로 자라난 포도송이에 조심스레 종이 봉지를 씌웠다.
따가운 햇볕 아래 밀짚모자를 쓰고 파란 목장갑을 낀 김 지사의 노란 조끼는 금세 땀방울로 젖어들었다. 그는 농민들의 손을 잡고 “올해는 아무 피해 없이 단단히 버텨내어 꼭 풍년이 들어야 한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지난해 세 차례나 가평을 찾아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2500여명의 복구 인력을 지휘했던 손으로 올해는 온전한 일상 회복과 수확을 기원한 셈이다.
도 관계자는 “형식적인 행정에서 벗어나 도민의 삶이 무너진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마무리를 짓겠다는 김 지사의 평소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