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충북도정을 이끈 김영환 도지사가 이임과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동시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였다.
1일 공수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충북도청의 김 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김 지사는 이임식을 마친 직후 집무실로 복귀했다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지역 사업가와의 한옥 매매 과정에서 불거진 자금 흐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옥 매매 중도금 35억 원 미반환... 공수처, 뇌물 혐의 포착
공수처는 김 지사가 지역 사업가 A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인허가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지사는 2022년 A씨에게 서울 종로구 소재 자기 명의의 한옥을 매도하기로 하고 중도금으로 65억 원쯤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가 계약을 철회했으나 김 지사는 중도금 중 30억 원만 돌려주고 나머지 35억 원은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 미반환금에 대한 이자 상당 액수가 A씨의 폐기물 처리시설 인허가 등 직무상 편의 제공에 대한 대가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집행된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에도 반환되지 않은 돈의 이자 액수가 뇌물 수수액으로 적시된 것으로 해석된다.
◆ 체육계 인사 금품 수수 의혹... 경찰 수사도 막바지
김 지사는 이와 별개로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총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도 막바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지사가 2024년 8월 괴산에 있는 자신의 산막 인테리어 비용 2000만 원을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으로부터 대납받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경찰은 김 지사가 그 대가로 윤 협회장의 B 식품업체가 충북도의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김 지사는 지난해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체육계 인사 3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1100만 원의 현금을 출장 여비 명목으로 건네받은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지난 3월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반려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판단하여 조만간 사건을 송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오송 참사 재수사 불씨... 최대 3개 기관 동시 수사 직면
2023년 7월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재수사 여부도 김 지사에게 남겨진 주요 사법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청주지검은 김 지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유족들의 항고와 국정조사 결과가 이어지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만약 오송 참사 재수사가 결정될 경우 김 지사는 경찰과 검찰, 공수처 등 3개 수사기관의 조사를 동시에 받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