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소방당국이 “인명 피해가 없다”며 모두 철수한 화재 현장에서 뒤늦게 숨진 피해자의 시신이 방치된 채 발견돼 부실 수색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이 여러 차례 수색과 과학수사 감식까지 벌이고도 정작 눈앞의 시신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일 경기 시흥경찰서와 시흥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0시5분쯤 시흥시 대야동의 한 주말농장용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19대와 인력 51명을 투입해 40여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대는 진화 과정에서 세 차례에 걸쳐 연면적 290여㎡ 규모의 현장에서 인명 검색을 벌인 뒤 “인명 피해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현장에 진입한 경찰 과학수사팀 역시 1시간 동안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감식 및 채증 작업을 진행한 이후 철수했고, 이튿날 오전 현장을 찾은 형사들마저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는 해당 비닐하우스 내 주거용 컨테이너에서 숙식하며 농장을 관리해 온 60대 남성 A씨의 시신이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A씨의 시신은 화재 이튿날인 28일 오후 2시20분쯤 그의 딸이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낸 뒤에야 발견됐다.
경찰이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를 추적해 화재 현장을 다시 샅샅이 뒤진 끝에 오후 4시20분쯤 컨테이너 안에서 시신을 찾아냈다. 소방당국이 인명 피해가 없다고 공언한 지 17시간 만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화재사로 판명됐다. 경찰은 밤늦은 시각 불이 나면서 A씨가 컨테이너 내부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DNA를 대조해야 할 정도로 망자의 시신이 화재로 심하게 훼손됐고 내부도 진화 작업으로 혼란스러웠다”고 해명했다.
시흥소방서 청문인권담당관은 화재 출동 대원들을 대상으로 인명 검색 과정에서 절차상 위반이나 소홀함이 있었는지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