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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원 내고 캐디 꼭 써야 하나요?…골프장 절반이 바꾼 ‘필드의 룰’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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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선택제 도입 257곳…전국 골프장 45.6%로 1년 새 23곳 증가
20년간 캐디피 79.7%↑…대중형 평균 14만7000원·수도권 15만2500원
15만원 캐디피 골프장 306곳…4년 만에 76배 급증

캐디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골프 한 번 치는 비용도 덩달아 뛰고 있다. 골퍼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캐디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캐디선택제’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프장들도 인력난 해소와 비용 절감 수요에 맞춰 노캐디와 마샬캐디 등 다양한 운영 방식을 확대하는 추세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경기 여주의 남여주CC는 최근 마샬캐디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10여명의 마샬캐디를 추가 모집하고 이들에게 주 2회 9홀 무료 라운드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캐디 수급난을 완화하는 동시에 골퍼들의 비용 부담도 낮추려는 시도다.

 

실제로 캐디선택제는 국내 골프장의 ‘예외’가 아닌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1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6’에 따르면 노캐디, 마샬캐디, 드라이빙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한 골프장은 전국 257개소(5월 기준)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23개소 늘어난 규모다. 운영 중인 골프장 564개소 가운데 45.6%를 차지했다. 운영 중인 골프장 두 곳 가운데 한 곳이 캐디선택제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중형 골프장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졌다. 캐디선택제를 운영하는 대중형 골프장은 190개소로 전체 357개소의 53.2%를 차지해 전체 평균(45.6%)을 웃돌았다. 회원제 골프장은 주중 회원을 대상으로 45개소에서 시행 중이며,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전체 35개소 가운데 22개소(62.9%)가 도입했다.

 

캐디선택제가 확산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이용요금과 만성적인 캐디 구인난이 있다. 골퍼들의 비용 부담과 골프장의 인력 수급난이 맞물리면서 노캐디와 마샬캐디, 드라이빙캐디 등 다양한 운영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사진=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골퍼들의 선택을 바꾼 것은 결국 캐디피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캐디피 인상률은 79.7%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주중 그린피는 63.5%, 카트비는 58.6% 오르는 데 그쳤다. 현재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팀당 캐디피는 14만7000원, 수도권은 15만2500원까지 올라 골퍼들의 체감 부담이 가장 큰 비용으로 자리 잡았다.

 

캐디피는 이미 ‘15만원 시대’에 들어섰다. 한국골프소비자원의 ‘연도별 캐디피 추이’에 따르면 국내 18홀 이상 골프장 409곳 가운데 팀당 15만원 캐디피를 받는 골프장은 2021년 4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6월에는 306곳으로 늘었다. 4년 만에 7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16만원 시대도 현실화하고 있다. 16만원 캐디피를 받는 골프장은 2023년 1곳에서 올해 36곳으로 증가했다. 반면 14만원 캐디피 골프장은 같은 기간 148곳에서 48곳으로 줄었다. 15만원 캐디피가 사실상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일부 골프장은 16만원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캐디선택제를 운영하는 대중형 골프장 190개소 가운데 18홀 이상이 119개소, 9홀 이하가 70개소였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이 65개소로 가장 많았고, 충청권(49개소), 수도권(48개소), 호남권(46개소)이 뒤를 이었다. 다만 도입 비율은 호남권이 63.0%로 가장 높았고 충청권(60.5%), 강원권(55.6%), 영남권(52.8%) 순이었다. 수도권은 26.1%로 가장 낮았다. 업계에서는 다른 권역보다 캐디 수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캐디선택제 확산과 함께 노캐디 운영도 늘고 있다. 현재 노캐디제를 전면 시행하는 골프장은 전국 52개소다. 이 가운데 대중형 골프장이 49개소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은 3개소였다.

 

노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은 모두 194개소로 집계됐다. 대중형 골프장이 130개소로 가장 많았고, 회원제 43개소, 군 골프장 21개소가 뒤를 이었다. 야간 노캐디를 운영하는 골프장은 29개소였으며, 마샬캐디와 드라이빙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골프장은 67개소로 조사됐다.

사진=한국골프소비자원 제공
사진=한국골프소비자원 제공

노캐디를 선택한 골퍼는 카트 운전과 거리 측정, 클럽 선택 등을 직접 해야 한다. 대신 1인당 약 4만원의 캐디피를 아낄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골퍼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샬캐디제는 비용과 서비스의 균형을 맞춘 운영 방식이다. 클럽 운반과 볼 세척 등 일부 보조 업무를 제외하면 일반 하우스캐디와 거의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팀당 캐디피는 8만~10만원 수준으로 일반 하우스캐디(15만원)보다 5만원 이상 저렴하다. 4인 플레이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1만2500~1만7500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한국골프소비자원은 2016년 남여주CC(27홀)에서 국내 최초로 마샬캐디제를 도입했다. 현재는 횡성 벨라스톤CC 등 30여 개 골프장이 다양한 형태의 마샬캐디제를 운영하고 있다.

 

마샬캐디는 골프장 면접과 약 10일간의 서비스·현장교육을 거쳐 투입된다. 업계에서는 퇴직자와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숙식 제공과 무료 라운드 등 복지 혜택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남여주CC는 비교적 합리적인 이용요금을 유지하면서 마샬캐디제를 확대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회원제 골프장 10곳이 납부한 대중골프장조성비로 조성된 골프장이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5.2%로 전국 7위를 기록했다.

 

서천범 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은 “캐디의 역할은 분명 중요하지만 현재 캐디피는 업무량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면서 “서비스 수준에 따라 캐디피를 차등화하고 노캐디와 마샬캐디제 등 다양한 선택지를 확대해야 골퍼 부담을 줄이고 캐디 수급난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