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13일 중진 간담회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원 구성 협상의 출구전략을 모색한다. 지도부는 법제사법위원장을 제1야당이 가져야 한다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하고 원내투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1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점식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중진 의원들과 만나 향후 대여투쟁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 모임에선 민주당이 비워놓은 7개 상임위원장직의 수용 여부가 주요 안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운영·법사·정무·재경·과방·국방·행안·문체·농해수·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 10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해 상임위 등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조정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에서 만나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조 의장은 양당에 제헌절인 17일 전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라며 데드라인을 제시한 상태다. 장현주 국회의장 공보소통수석은 회동 후 “17일 전까지 원 구성을 완성하고, 7월 국회 의사일정에 대한 합의까지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 일정 불참을 ‘발목잡기’로 규정하고 단독으로 상임위 가동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은 10일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2차 종합특별검사팀의 수사기한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내용의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소위는 이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이어갈 경우 민주당이 야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위원장직까지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 당시에도 18개 위원장직을 1년 넘게 독점한 전례가 있다. 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명분 없는 국회 파업을 인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국민의힘의 복귀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표면적으로 민주당의 입장 변화 없이는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0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협상안을 제시하고 다시 협력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그쪽도 강하게 나가고 있고 저희도 공소취소 특검을 취소하라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17일까지 합의가 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상임위원장직을 수용하고 원내에서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상임위 밖에서 규탄대회나 항의 방문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는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저지하거나 쟁점 현안을 부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로 나가서 투쟁해도 일회성에 그치는 만큼, 원외로 나가는 건 의미가 없다”며 “상임위에서 싸우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영남권 한 중진 의원도 “(원내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당 몫으로 남은 상임위원장직의 배분을 두고 내부 조율 움직임도 감지된다.
정 원내대표는 중진간담회에 이어 13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소집해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과 국회 일정 강행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중진간담회와 의총 결과에 따라 공전을 거듭해온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도 변곡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