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승 후보’라던 브라질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을 끝으로 짐을 쌌다. 이는 16강전에서 디에고 마라도나(2020년 별세)가 이끌던 아르헨티나에 패한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그러자 ‘축구 황제’ 펠레(1940∼2022)의 딸까지 나서 브라질 축구의 앞날을 걱정하며 축구계의 대대적 개혁을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펠레의 장녀 켈리 나시멘투(59)가 전날 이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나시멘투’는 펠레의 진짜 성(姓)이다. 켈리는 펠레가 축구 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7년 태어났고, 현재는 영화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켈리는 “브라질 축구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개탄했다. 그에 따르면 브라질 축구협회는 폐쇄적 생태계와 같아 아무도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다. 부패가 만연하기 아주 쉬운 구조인 셈이다. 켈리는 “모두가 (브라질 축구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알고 있다”며 “하지만 누구도 이를 고치지 못한다”고 성토했다.
켈리는 “브라질은 여전히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으나, 국제 무대에서의 부진이 더 깊은 구조적 문제의 징후”라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협회 등의 투명성 및 책임감 결여가 국가대표팀의 부진한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브라질 축구 행정의 난맥상을 질타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최다 우승국이다. 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그리고 2002년 총 5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나마 이 대회는 자국에서 열려 브라질에게 아주 유리한 기회였다. 브라질은 우승을 장담했음에도 독일과의 4강전(준결승전)에서 1-7로 대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2014년 말고는 2006 독일 월드컵 8강,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이 고작이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은 32강전에서 일본에 2-1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으나, 뒤이은 유럽 복병 노르웨이와의 16강전에선 1-2로 덜미를 잡혔다. 1990년 이후 36년 만에 16강이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켈리는 인터뷰 말미에 효율적 축구 시스템을 구축한 프랑스를 지목하며 브라질의 쇠퇴와 비교했다. 2018년과 2022년 연달아 결승전에 올라 우승, 준우승을 한 번씩 경험한 프랑스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도 4강까지 순항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켈리는 “고인이 된 아버지(펠레)는 생전에 오랫동안 브라질 축구의 정체 상태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