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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지의 노래- 에드워드 그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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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겐 거리

◈뷔르겐항에 정박되어 자유를 찾아 떠날 준비가 된 돛단배

1) 솔베이지노래
스칸디나비아 3대 음악가로 불리는 에드워드 그리그의 옛집이 있는 ‘트롤 호겐(Troldhaugen;트롤 언덕이라는 의미)’ 위로 올라가면 하얀 빅토리아풍집이 나온다. 전나무, 가문비나무, 세콰이어 등 상록수 숲을 지나가면 하얀 집이 보인다.
이 베르겐 주민들은 ‘솔베이지 노래’가 베르겐을 대표하는 노래라 하여 이 노래를 사랑한다.

그리그는 ‘페르귄트’, ‘솔베이지의 노래’ 등으로 우리에게도 귀에 익은 작곡가이다. 전망 좋은 트롤호겐의 콘서트홀은 200여명이 입장이 가능하고 실내악을 연주할 수 있는 홀이다. 그의 작품 중에 아기자기한 실내악곡도 많다. 부부간의 금슬이 좋아서 부인이 없으면 작곡을 아예 못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그의 박물관과 부부의 무덤도 있다.
부부는 전생의 원수가 만난다는데 웬?!
그는 북구의 쇼팽이라 불리었듯이 작곡가 이전에 탁월한 피아니스트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친구, 바이올리니스트인 ‘올레 불’의 권장에 따라 작곡으로 전향한다. 그리그는 음악인으로 단순히 뛰어난 연주자가 되는 것보다 노르웨이적인 음악을 만들어 노르웨이를 알리고 기억될 곡들을 썼다. 이 곳에서 태어나 이 곳에서 살다가 이 곳에 묻힌 그에게서 베르겐 토종의 순수한 서정을 엿 볼 수 있다.

유럽을 여행했던 많은 사람들은 베르겐의 아름다운 자연과 서정을 이야기한다. 작은 항구이고 특별히 대단하고, 특별히 아름다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이 곳을 못 잊어 한다. 그리그는 가장 베르겐적인 향토성 짙은 음악을 세계인이 좋아하는 음악으로 만들었다.

美의 본질은 어떤 인공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움에 있다.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가장 본질적이다. 그리그는 베르겐에 살면서 순간순간 대하는 음악적 영감을 곡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악상이 이 자연을 통해서 어느 한순간 반짝이는 섬광처럼 다가올 때 자연과의 교감에서 나온 아름다움을 추출해낸 것이 음악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의 원천을 자연이라 한다면 이 아름다움을 신의 섭리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그는 입센의 극시 페르귄트의 무대음악에 곡을 붙인 것이다. 1876년에 초연되었다고 한다.
사냥꾼 농부 페르귄트가 애인과 헤어져 먼 훗날 고향에 돌아오니 곱던 애인은 할머니가 되었고
흰머리가 서리처럼 머리에 얹어진 그녀가 불렀던 노래가 ‘솔베이지의 노래’라고 한다.
사실 솔베이지는 극에서 그렇게 부각이 된 인물은 아니지만 그리그가 페르귄트의 귀향 바로 앞에 이 선율을 깔아놓아 유명해졌다고 한다.

백발의 페르귄트가 기나긴 방황 끝에 돌아와 헛되고 헛된 인생을 한탄할 때 물레질을 하던 솔베이지가 이 노래를 부른다.
‘당신은 나의 일생을 아름다운 노래로 만들었어요’.이 노래의 애잔함은 우리 식으로 말해 恨이 서려있다.

기다림과 관용은 여자의 전유물인가? 바다에 나간 남정네를 기다리는 뱃사람의 아내나 솔베이지나 다 기다림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노래가 베르겐의 서정과 맞아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페르귄트 조곡이나 솔베이지의 노래의 여운은 애잔하게 오래 가슴에 머문다. 북구적인 멜랑콜리(Melancholy)한 절제된 비장미가 있다.
떠남과 귀향과 흑과 백!
흘러가고 떠난 자의 슬픔이 모든 이의 가슴에 적신다. 이렇게 왔다 그렇게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칼로 베는 아픔을 주는 죽음도 있고, 단순히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죽음도 있다.

죽음 장례는 가슴을 에이게 한다. 그 여운은 오래도록 남아서 가슴을 여미게 한다. 슬픔(悲)은 모이는 것(收)이고, 기쁨(喜)은 흩어지는 것(散)이다. 흩어지고 쌓이는 음과 양의 이치이다.

베르겐은 대서양에 면한 부동항으로 노르웨이 제 2의 도시이다. 항구는 앞에 섬이나 반도들로 가려져 대서양의 험한 풍랑으로부터 안전하다. 그래서 이곳은 범선(帆船)시절에 소위 무역업이 성행할 수 있었다.

베르겐은 12-13세기에는 노르웨이의 수도였으나 19-20세기를 거치면서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오슬로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이제는 그런 범선은 거의 보이지 않고 일상의 작은 어선과 피요르드를 관광하려는 배만 눈에 뜨인다.
육지로 바닷물이 좁고 깊게 통해있는 피요르드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자랑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색다른 체험과 광경들이다.

가난한 나그네가노르웨이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살인적인 물가였다. 비싸기만 하고 먹을 만한 것이 없었다.
여행기간 내내 꺼끄러운 흑빵을 맹물에 마시면서 지냈다. 춥고 배고프면 향수를 일으킨다고 하는데 나는 이 때 무지무지한 향수병을 앓아야했었다.

그리그의 집을 떠나 우거진 상록수 숲을 지난다. 숲 속의 공기는 청아하게 코앞에 와 닿는다. 시간에 맞추어 기차역으로 갔다. 이제 오슬로로 돌아간다. 역 벤치에 앉아서 나는 베르겐의 抒情을 적고 있다.
종착역이라 안정감이 있다.



1절
The winter may pass and the spring disappear,
and the spring disappear
the summer too will vanish and then the year,
and then the year

but this I know for certain,
that you’ll come back again,
that you’ll come back again

and even as I promised,
you'll find me waiting then
yes, even as I promised,
you'll find me waiting then,
you'll find me waiting then

Oh-oh-oh~~

2절
God help you when wandering your way all alone,
Your way all alone
God grant to you his strength
as you'll kneel at his throne
As you'll kneel at his throne

If you are in heaven now waiting for me
In heaven for me
And we shall meet again love and never parted be
And never parted be!

Oh-oh-oh ~~

솔베이지의 노래

1절>
그 겨울이 지나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
그 여름날 역시 가면 또 해가 간다, 세월이 간다.
그러나 이것을 나는 확실하게 압니다.
당신이 다시 돌아 올 것을, 당신이 다시 돌아오리라고.
그리고 마침 내가 약속했을 때
당신은 그 때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겁니다.
예, 마침 내가 약속했을 때
당신은 그 때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겁니다.
당신은 그 때 기다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거에요.

2절
완전히 당신의 길을, 혼자서 당신의 길을 방랑할 때, 신은 당신을 도울거에요.
그는 당신에게 전지전능을 허락할 거에요.
당신이 신의 권좌에 무릎 꿇을 때,
당신이 신의 권좌에 무릎 꿇을 때.

만약 당신이 지금 하늘에 있어 나를 기다린다면,
나를 위해 하늘에서
그러면 우리는 다시 만나 사랑하고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
Oh-oh-oh ~~
영문번역본을 찾아서 졸역해 보았다.



2) 거울 같은 칼데라 호수가 있는 高原

기차를 타고 스칸디나비아의 황량한 고원을 넘는다. 지나 온 길이 아득한 것처럼 갈 길도 아득하다.
검은 색을 한 아스팔트 도로는 끝없이 이어진 검은 문명의 생명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베르겐에서 피요르드 협만을 따라서 이동한다. 피요르드의 아름다운 경관을 음미하면서 간다. 피요르드가 끝나고 지그자그로 산을 오르며 간다. 보스, 미르달, 핀세, 골 등 작은 역을 순서대로 지날 것이다.

보스에서 내려서 남쪽으로 들어가는 그란빈은 제법 넓은 만을 형성하고 있다. 북쪽에 있는 플람 피요르드로 가려면 미르달에서 내려 북쪽으로 가야 한다. 여기만도 만만치 않게 크고 길다.
침엽수림이 무성한 숲에서 관목들의 숲으로 바뀌는가 하면 어느새 초원으로 바뀐다. 그리고 대지는 드디어 요염한 나신을 드러낸다. 산에는 곳곳에 눈이 쌓여있다.

노르웨이 자연의 을씨년스러운 장엄미는 이렇게 시작된다. 철길이 눈에 묻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논 빛 바랜 방설용 목책(木柵)들이 철로변에 설치되어있다.
그러한 목책들은 바람에 넘어간 것, 반쯤 부서진 것, 오랜 눈비바람에 퇴색한 것, 이제 새로 설치된 것 등 나름대로 자연스러움을 간직하고 곳곳에 세워져있었다.

멀고 완만하게 둥글고 둥글게 이어져 하늘과 맞닿은 고원의 모습들을 목격할 수 있다. 콜타르를 칠한 통나무집들이 고원 위 칼데라 湖水의 거울 같은 수면에 비추고 있다. 길은 굽이굽이 곧바로 하늘로 연해 있고 거친 고원의 막막함 저편에는 아득하기 만하다. 태초에 우리는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땅바닥에 깔린 작은 풀 바위에 붙은 이끼류 선태류 그리고 키 작은 관목 그리고 벗겨져 흘러내리는 바위산 등을 지나면 고원의 가운데에 작은 간이역 퓐세와 뮈르달에 도착한다.

이곳은 버스와 연결이 되어 도로를 타고 본격적인 피요르드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들은 산맥 위에 나른하게 누워있다. 이 역에서 한 참을 서있다.
경험상 내가 길 위에 직접 서지 않으면 졸음처럼 나른 한 것이 실 띠 같은 고개 길이다. 그 길은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런 나른함을 반전시키는 광경이 보인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가끔 특이하게 생긴 이인용자전거를 볼 수 있다. T자형 핸들이 없는 자전거 약간 허리를 뒤로 재끼고 타는 자전거에는 많은 가방이 달려있다. 남녀 두 사람이 힘들게 언덕을 넘고 있다. 2인승 리컴번트 자전거이다. 이 자전거는 평지에서는 바람의 저항이 적고 약간 누워서 타므로 유리한 잇점이 많은데 이 같은 고원을 넘는 경우는 상당히 힘든 자전거이다.
그들의 부러운 노고(?)에 敬意를 표한다.

청량한 날씨에 느끼는 감수성은 곧장 각인된다. 가을의 우수와 애잔함도 수렴된다. 가을이 맑은 것은 수렴되는 대자연의 기운 때문이다. 이렇게 고원의 서정은 맑고도 투명하다.
고원의 쓸쓸함, 단순함, 막막함, 아득함, 청량함 등에 우리 마음이 빨려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취해서 목숨을 버린 이들도 아름다운 유혹에 정녕 빨려들어 갔기 때문이다. 황량했지만 아름다웠노라!

고원을 기차가 넘어서서 서서히 오슬로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키 작은 관목들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초원에서 활엽수 침엽수 숲으로 바뀌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오슬로로 유학왔다는 옆에 앉은 친구가 사과 하나를 권한다. 고맙다 친구야! 서양사에 사과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와 더듬거리면서 사과에 얽힌 얘기를 나누었다.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윌리암텔의 사과’, ‘뉴톤의 사과’는 분명 한 시대 시대마다 커다란 획을 그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의 여정에 행운이 있기를 빈다.

아름다운 베르겐, 언제 다시오랴! 내 눈물 같은 그리움을 한줌 뿌리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