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15일 “촛불집회는 어떠한 탄압 속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며 촛불집회 지속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100번에 달하는 촛불집회야말로 국민의 목소리였고 희망이었다”며 “27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촛불집회의 규모와 방향성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책회의는 ‘8·15 100회 촛불대행진 국민선언문’을 통해 “앞으로 민생, 헌법 수호를 위한 새로운 촛불을 들자”고 제안하며 “매일이 아니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모이자. 광장을 막으면 거리에서 모이고, 거리를 막는다면 동네에서 촛불을 들자”고 촉구했다. 대책회의의 이러한 선언은 미국산 소고기가 이미 시중에 유통되는 상황에서 ‘소고기 의제’만으로는 이전과 같은 응집력을 보이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또 다른 동력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PD수첩 보도로 촉발됐던 광우병 위험성 논란이 PD수첩의 시청자 사과와 법원의 정정 반론 보도 결정에 따라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의제 설정의 필요성이 부각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향 전환이 100만명의 인파를 불러모은 ‘6·10 촛불집회’와 같은 파괴력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책회의 측이 지난 6월 중순 소고기 수입 문제에 ‘5대 의제’(의료·공기업 민영화 저지, 물 사유화, 교육 개혁, 대운하 건설 저지, 공영방송 사수)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의제를 확대해 나갔을 당시 정치성 논란을 일으키며 시민들이 대규모로 이탈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련의 경찰의 강경진압과 무더기 연행도 큰 변수다.
경찰이 지난 15일 100번째 집회에서 157명을 연행하는 등 강경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여대생 군홧발 폭행’사건 때와 같은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발이 없어 대형 촛불집회의 동력이 줄고 있다.
이는 경찰의 사복체포조 투입, 색소 물대포 분사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위대가 의경의 옷을 벗기고, 염산을 투척한 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시위대에 대한 여론 역시 곱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정점으로 치달았던 6월 경찰이 여론을 우려해 연행을 자제했던 것과 달리 이제 하룻밤에 100명을 넘게 연행해 시위대 활동 반경도 좁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촛불시위 관련 불법행위자 1458명의 신원을 확인해 이 중 23명을 구속했고 115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한 56명과 45명에 대해서는 각각 즉심 회부와 훈방 조치했으며 나머지 181명은 계속 조사 중이다.
대책회의 지도부가 조계사로 피신했고 서울시와 주변 상인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을 당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으로 6·10 집회와 같은 대책회의가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7월 초 이후에는 이렇다 할 대규모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
정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