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지하철을 탈 수 있으니까 그냥 소일거리로 하는거야"
1일 출근시간인 오전 8시께 부산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 전동차가 환승역인 서면역을 떠나 전포역으로 출발하자 옆 칸에서 허름한 옷차림에 배낭을 멘 80대 노인이 들어오더니 선반위에 있던 타블로이드판 무가지 10여 부를 수거해 배낭에 넣고 이내 사라졌다.
지하철이 문현역에 도착하자 이번에는 비슷한 차림의 70대 할머니가 선반과 좌석위에 있던 무가지 3∼4부를 빠른 동작으로 배낭안에 넣고 옆 칸으로 이동했다.
광안역에 이르자 70대로 보이는 두 남자가 한 전동차 안으로 거의 동시에 들어서서 전동차에 있던 무가지를 챙기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가지를 놓고 승강이까지 벌였다.
이들은 지하철 승객들이 보다 놓고 간 무가지를 주워 폐지로 내다파는 노인들이다. 부산지하철에는 모두 10여명의 노인들이 출.퇴근 시간 지하철 1,2호선을 누비며 '무가지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인들이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승객들이 두고 간 무가지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하철 운행에 방해를 주는 일은 없어 단속은 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지 값이 크게 오르면서 아예 길거리에 있는 생활정보신문을 훔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하루에 10만 부 정도의 생활정보지를 찍어 거리에 배포하는 A 생활정보신문사는 5만 부 가량을 도난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에는 모두 7천500여 곳에 생활정보지 배포대가 설치돼 있는데 주로 노인들이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한 배포대에서 3∼4부씩 '슬쩍'하는 경우가 많고 인적이 드문 밤이나 이른 새벽시간에는 아예 수십 부씩 '싹쓸이'해가는 사례도 많다.
생활정보신문사 측은 아르바이트생 10여명으로 '절취 단속반'까지 꾸렸지만 부산시내 전 지역을 단속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A 생활정보신문사 관계자는 "6개월전에 비해 폐지값이 배 이상 오르자 태연하게 손수레까지 끌고 다니며 생활정보신문을 훔쳐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100부 이상 훔친 사람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노인이어서 처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연합>
생활정보지 업체 "배부 신문 절반 이상 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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